"이장우 대전시장 1년, 지역 환경은 위협받고 있다"
[장재완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25일 보문산에 케이블카와 전망타워, 워터파크를 조성하는 내용의 '보물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
ⓒ 대전시 |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등 대전지역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대전연대회의)는 17일 논평을 내 "대전시는 지역 환경을 이용과 개발 대상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등 시민들의 삶과 생존에 직결된 환경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연대회의는 우선 이장우 대전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정치적 성과를 목표로 개발정책에 매달려 환경정책의 후퇴를 예고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시장은 환경단체의 목소리를 '반대를 위한 반대'로 치부하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개발 공약만을 추진, 지역 환경은 전반적으로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이들은 논평에서 "대전시는 지역 환경을 이용과 개발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녹지조성 등 지역 생태계 보전 자체의 취지보다 자본의 투입과 이용, 그로 인한 '발전', '효율적 이용' 등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보문산 개발, 금고동 공공형 골프장 건설계획, 대청호 규제완화 등 굵직한 사업들을 살펴보면 지역 환경 자체의 자연성을 바라보는 보전의지나 기후시대를 살아야 할 지역에 대한 돌봄의 시선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하고 "대전시는 이제라도 개발보다 지역 환경 보전에 관점을 둔 환경행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전시가 개발에만 매달려 지역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보문산 관광개발사업'을 제시했다.
대전시는 지난 5월 민간자본 3000억 원을 유치해 보문산에 케이블카와 고층타워,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보물산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지난 해 12월에는 녹지기금 등 1895억 원을 투입해 보문산에 자연휴양림 2개와 제2수목원을 조성하는 '산림휴양단지 조성사업'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사업들은 모두 사업성도 부족하고 재정계획도 제대로 세워있지 않다는 게 이들의 비판이다.
대전연대회의는 "케이블카와 타워는 부족한 수익성으로 인해 이미 수차례 민자유치에 실패한 사업이다. 타 시·도의 경우, 완도타워와 땅끝타워와 같은 해상 자원이 확보된 지역도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면서, 매년 수억 원의 적자분을 시비로 메우고 있다"며 "대전시의 사업 계획도 민자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지만, 설령 진행되더라도 임기 내에 결과를 보기는 어렵다. 사실상 도로 확장, 주차공간 확보 등 의미 없이 예산을 낭비하고 보문산만 헤집어 놓는꼴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 대전 보문산인프라조성사업 반대 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는 지난 30일 11시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발표한 '보물산 프로젝트'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
ⓒ 이경호 |
이 사업은 대전천 통합하천사업(약 3500억 원)이 정부 공모에 선정되면서 2030년까지 10년간 총 2조 7천억 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공모에 선정된 3500억 원의 예산만 살펴보면 교량리모델링 사업 860억 원(약 25%), 제방도로 확장 사업 847억 원(약 24%) 등 도로 확장과 다리를 만드는 예산이 5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천의 자연성 회복이나 수질 개선보다는 이동, 이용 측면에서 필요한 시설비나 정비비용이 대부분이어서 기존 개발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우리지역의 산과 하천을 오히려 파괴하고 주민들을 흔들어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는 개발행정을 멈추고, 이제라도 환경보전의 관점을 갖춘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민선 8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장우 시정의 100대 과제 안에 기후위기 대응이나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의 키워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시민들이 가장 시급하고 큰 문제라고 인식하는 기후위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해결의지가 전혀 없는 것은 민선 8기 대전시정의 핵심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전시는 개발정책 보다는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나 기후위기 등 시민들의 생존과 삶에 직결된 정책들을 실행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오염수 방류 반대의사를 명확히 표명하고, 방사능에 안전한 지역의 먹거리나 학교급식 체계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민선 8기 대전시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전시가 2030년까지 36.6%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40년까지 약 20%로 확대하겠다고 자체 목표를 세우고는 있지만, 이러한 계획을 잘 이행하고 평가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일회용 컵을 쓰지 말라', '에너지를 아껴라'고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후위기 시대에 지역 돌봄,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기후대응 정책을 더 철저히 점검하고 강력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연대회의는 끝으로 "이장우 대전시장은 다른 의견이나 비판을 '틀린 의견'으로 치부하고 배척하는 행태로 본인 정책(공약)의 정당성을 증명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정치적 편가르기는 지역의 전환과 변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여 시정에 반영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연대회의는 민선 8기 이장우 대전시정 1년을 맞아 각 분야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시정전반과 여성·성평등 분야 평가를 발표했으며, 다음 주에는 인권분야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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