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자기 계파 살리려” 野혁신위원장에 설훈 ‘발끈’

김은경 위원장, 이낙연 겨냥
“계파 살리려 부적절…분열은 혁신 대상”
설훈 “당 정체성부터 공부하라”

이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설훈 의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반발하며 김 위원장을 향해 “민주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고 공개 비판했다.

5선 중진인 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혁신위원장이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분열은 혁신 대상’이라고 언급했다”면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이어 “무슨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이냐”면서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낸 속내는 무엇이냐?”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수장으로 여겨지는 이 전 대표가 최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계파 싸움 재연 우려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전 대표)이 잘 아실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김은경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설 의원은 “김 위원장은 당의 정체성부터 공부하라.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며 집단지성의 민주주의를 꽃피워 왔던 정당”이라며 “다름을 포용하고 존중하며 집단지성을 성숙시켜왔던 정당이 바로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특정인을 지목해 모욕적인 언사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혁신이라면 김은경 혁신위는 재정비해야 한다”며 “이낙연 전 대표가 ‘자기 계파를 살리려고 한다’는 발언에 대해 공개적인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18일 국회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김은경 혁신위’의 1호 혁신안인 불체포 특권 포기 결의안 추인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의총에서 결의안 추인을 시도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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