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요 "'비닐하우스' 순남, '더 글로리' 경란과 비슷하지만…" [엑's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비닐하우스' 안소요가 극중 자신이 연기한 순남과 '더 글로리' 속 경란의 차이점에 대해 언급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닐하우스'(감독 이솔희) 안소요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비닐하우스'는 비닐하우스에 살며 요양사로 일하고 있는 문정(김서형 분)이 간병하던 노부인이 사고로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안소요는 극중 자해 치료 프로그램에서 만난 문정을 동경하지만 시시각각 돌변하는 이중적 면모를 지닌 순남 역을 맡았다.

이날 안소요는 "이야기 자체가 흡입력 있고, 페이지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가속도가 붙었다. 이야기에 빨려들었고, 캐릭터들이 모두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순남도 모순적이고 양면적인 면이 있다. 실제 저의 모습도 그렇고, 주변 인물들을 봤을 때 마냥 합리적이고 일관적이지만은 않지 않나. 감독님께서 영화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신 거 같아서 인물들에 매료됐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극중 순남은 순진한 듯하지만 일면에는 기괴한 면도 존재한다. 이런 순남을 연기할 때 어떻게 접근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에는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지 않고, 시나리오에 근거해서 인물의 일생이나 겪었던 감정들을 쌓아가는 과정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다가 어떤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어렸을 때 산에서 들개를 마주한 적이 있다. 굉장히 꾀죄죄했는데 저한테 오더라. 낯선 비주얼이라 두려움을 느꼈는데, 눈에 눈물자국도 있고 눈곱도 있고 처음 보는 모습의 개였다"면서 "처음엔 경계를 하더니 적의가 없다는 걸 알고 꼬리를 흔들더라. 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한편으로 귀엽더라. 그 기억이 힌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더 글로리'에서 학폭 피해자였던 경란 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에도 사회적으로 학대를 받은 인물을 연기했다. 두 인물을 연기할 때 차별점을 두고 접근했느냐는 질문에 안소요는 "개별적으로 접근하긴 했지만, 경란은 굉장히 생각이 많은 인물"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계산하고, 앞서가기도 한다. 그래서 한 번 했던 실패는 하지 않으려고 피하기도 한다"면서 "순남도 타인에 대한 경계가 있지만, 쉽게 허물어지기도 한다. 그 순간의 감정과 감각에 의존하는 거 같다. 순남은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에 충실한 사람이다. 그 안에 상처가 많아서 충동적인, 다듬지 않은 행동이 튀어나오긴 하지만, 그 순간에 충실한거다. 인물을 대하는 텐션 자체가 달랐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닐하우스'는 26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트리플픽쳐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