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 속옷만 입은 프리고진 포착…"바그너, 벨라루스 주둔"

임선영 2023. 7. 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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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바그너그룹의 용병들이 대거 벨라루스로 이동해 주둔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당국이 밝혔다. 바그너그룹은 지난달 24일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주도로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벨라루스의 중재로 하루 만에 철수했다. 바그너 용병들의 이후 거취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러시아 내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속옷 차림으로 카메라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 사진을 두고 그가 벨라루스 소재 텐트에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안드리 뎀첸코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바그너의 움직임이 관측됐으며 그들은 벨라루스에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도 용병들의 벨라루스 주둔 사실을 확인했다. 스타니슬라브 자린 폴란드 특임조정관 대행은 자신의 트위터에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폴란드 정부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둔 규모와 관련해선 "현재 수백명 정도가 머물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벨라루스 내 군사 활동을 감시하는 단체인 벨라루스 하준 프로젝트도 지난 14일 바그너 용병들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차량 60대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차량엔 우크라이나 동부에 친러시아 반군이 수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벨라루스 당국은 이보다 앞선 지난 14일 바그너 용병 일부가 교관으로 참여하는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바그너 용병들이 수도 민스크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 군사 지역에서 벨라루스 장병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너 용병들이 벨라루스 장병들을 교육하고 있다며 벨라루스 국방부가 지난 14일 공개한 사진. AP=연합뉴스

프리고진의 최근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사진도 친크렘린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왔다. 사진 속에서 프리고진은 속옷만 입은 채 야전텐트 안 침대에 앉아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듯 손을 들고 있다. 16일 인디펜던트 등 일부 외신은 이 사진에 대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 소재 캠프에 머무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 사진을 공개한 텔레그램 계정은 해당 사진이 이달 12일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사진이 촬영된 정확한 날짜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텔레그래프는 이 사진이 반란 사태 이전인 지난달 12일 오전 7시24분에 촬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어 매체는 "누가 사진을 최초로 유포했는지 불분명하지만, 이는 프리고진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러시아 당국의 선전과 일치한다"고 했다.

그의 행방을 두고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내에서 용병을 철수한 이후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갔던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10일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 이후인 지난달 29일 프리고진을 면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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