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노 '최연소' 광주시의회 예결위원장 "미래지향 중심 심의할 것"
시민 눈높이서 보도록 예결위원 모두 노력 중
논란의 '쪽지예산' 절차적 변화 필요성도 언급
광주광역시의회에는 유독 밤늦게 불이 꺼지는 방이 있다. 방에서는 펜 소리와 서류를 넘기는듯한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린다. 이명노 예결위원장실이다.
이번 9대 광주시의회가 ‘공부하는 의회’라고 불릴 정도로 공부 열기가 뜨겁지만 이명노 의원은 ‘특히’라는 단어가 낯간지럽지 않을 정도다.
지난 1년 동안 공부하는 의원으로 유명했지만 이번에 예결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더 공부하는 의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광주시의 1년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모두 초선으로 포진된 데다 광주시의원 중 가장 젊은 이 의원이 위원장을 맡으면서 부담감이 크지만 젊은 패기와 원칙·상식으로 헤쳐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추경예산을 심의하는 이번 임시회 일정이 반환점을 돌았다. 1년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결위원장 중책을 맡은 이 의원의 포부를 들어봤다.
이명노 예결위원장의 이번 예산 심의 기준은 근시안적으로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하는 게 아닌 미래 광주를 그리면서 미래지향을 중심으로 한다.
이 위원장은 “지난번에 더 편성했어야 하는 예산인데 세수 등 각종 이유로 편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다음번에 편성하자고 합의된 게 많이 있는데 절차를 넘어 무리해서 넣진 않겠지만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며 “예산을 직접 편성하는 부서와 실제 집행하는 부서의 의견 차에 대해서도 원활한 합의를 통해 줄여나갈 수 있는 심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숱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으로 일의 연속성이 희미해지는 점이 안타깝게 보인다”며 “일의 연속성이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이번 예산 심의의 주된 목표 중 하나다”고 강조했다.
항상 논란이 되는 의원들의 쪽지예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쪽지예산의 내용을 보면 나쁘진 않지만 절차가 문제 됐을 뿐이다”며 “예산 편성권이 없는 의회에서 주민들의 민원이나 집행부에서 놓친 것에 대한 의견을 보이는 것인데 무조건 잘못된 것으로 비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예산 수립과정에서 의원들의 요구안을 수합해 집행부에 전달하고, 집행부는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어려운 것을 구분해 다시 말해준다면 심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 수월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이런 절차가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냐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부서에서는 예산을 전부 소진하지 못하고 반납하게 되면 다음 예산 심의에서 삭감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한다”며 “남으면 억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용처리한 후 반납했다고 다음 예산에서 깎인다면 정당한 예산일 경우 의회에서 책임지고 복구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례를 만들어 계속해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하나의 장치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심의는 코로나19 3년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 이후 광주시의 예산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과거 기준을 명확히 하려고 한다.
그는 “무조건적 삭감이 아니라 코로나 시기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다시 광주를 위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것도 의원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젊은 초선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은 점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이해관계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더 소신껏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감을 넘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민선 8기 2년 차에 접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폭발적인 시도를, 조금이라도 더 객관적인 관점으로 시민들을 위한 공약인지 판단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중책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을 맡은 지 2주 정도 됐는데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보기 이상한 예산은 시민들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결위원 9명 모두와 소통하면서 초선의 패기와 때 묻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면 시민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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