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오지랖이 넓다'…어원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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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왜 그럴까? 원래 '나부랭이'는 '종이나 헝겊 따위의 자질구레한 오라기'를 이르는 말이다.
서울까지 육로는 산이 많고 길도 험한지라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에서 뗏목을 이용해 물길 따라 한양까지 운반했는데, 사실 그 일도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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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모든 말과 글에는 근원이 있다. 예컨대 쓸데없이 참견할 때 쓰는 '오지랖 넓다'는 말은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 앞자락을 가리키는 오지랖과 관련해서 쓰이게 됐다. 오지랖이 넓으면 다른 옷도 덮을 수 있기에 이런 모양이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의 성격에 빗댄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평소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의 뿌리를 찾아 나선다. 의외의 어원을 가진 낱말, 자주 쓰는 한자어 중 어원을 알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어를 선별해 소개한다.
술병 나부랭이, 안주 나부랭이 등 흔히 ‘나부랭이’라고 하면 어떤 물건이든 하찮은 것처럼 여겨진다. 왜 그럴까? 원래 ‘나부랭이’는 ‘종이나 헝겊 따위의 자질구레한 오라기’를 이르는 말이다. ‘오라기’는 실, 헝겊 따위의 가늘고 긴 조각을 뜻한다. 종이 나부랭이나 헝겊 나부랭이는 온전한 형체가 아닌 부스러기임을 알 수 있다. 하여 나부랭이란 물건이나 사람을 낮잡아 말할 때 쓰게 됐다. - p.44 〈나부랭이〉 중에서
예부터 강원도에는 건축재로 쓰기에 적합한 나무가 많았다. 서울까지 육로는 산이 많고 길도 험한지라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에서 뗏목을 이용해 물길 따라 한양까지 운반했는데, 사실 그 일도 만만치 않았다. 동강(東江)에 거친 여울이 많아 사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하여 뗏목꾼은 목숨을 건 채 벌목한 나무들을 운반해야 했고, 그 대가로 상당한 액수의 두둑한 수고비를 받았다. 이에 연유하여 ‘떼돈’이라는 말이 생겼다. - p.80 〈떼돈〉 중에서
쑥의 뿌리는 길고 굳세어 농경지나 주거지역을 침범하고 쉽게 퍼진다. 다른 작물이 자라기 힘들 정도로 쑥의 번식력은 강하다. 그래서 폐허 또는 황무지가 된 것을 일러 ‘쑥대밭’이라고 말하게 됐다. ‘쑥대밭이 되었다’란 쑥이 무성하게 자라 못 쓰는 땅이 되었다는 의미이며, 쑥대밭을 줄여서 ‘쑥밭’이라고도 말한다. - p.116 〈쑥대밭〉 중에서
어원의 발견 | 박영수 지음 | 사람in | 320쪽 | 1만7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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