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리보세라닙', FDA 본심사 돌입…내년 5월 최종 결정
HLB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본 심사 과정에 돌입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17일 오전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가 한국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 10시 30분에 FDA로부터 본 심사 착수(NDA Filing Acceptance)한다는 통보를 공식 접수했다"고 회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발표했다. 2008년 리보세라닙 개발을 시작 이후 15년 만에 정식 심사가 시작된 것이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3상을 마치고 지난 5월 16일 FDA에 간암 1차 치료제로 리보세라닙에 대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FDA가 표준심사로 NDA 심사를 시작함에 따라 미국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앞으로 늦어도 10개월 내인 내년 5월16일까지 신약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PDUFA는 FDA가 처방의약품의 허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신청기업에 수수료를 받도록 허용한 법으로, 이를 바탕으로 심사 인력을 확충해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한다.
진 회장은 우선심사가 아닌 표준심사로 진행되는 데 대해 "두 심사 방식은 FDA의 행정 일정이 4개월 차이가 생기는 것일 뿐 허가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우선심사를 택하는 것은 미충족 수요(un-met needs)로 기존에 허가된 치료제가 없는 적응증인 경우나 또는 치료제가 있기는 하나 그 치료제로 환자의 치료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로,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일종의 급행료에 대항하는 바우처를 구입해 우선심사를 신청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 회장은 예상했던 결과인 동시에 오히려 다행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리보세라닙은) 1차 치료 약물이 이미 나와 있어서 미충족 수요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물론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탁월한 임상 결과를 보였기에 우선심사를 시도해 본 것이지만 전례로 볼 때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바우처 구입에 대해서는 최근 거래가격이 14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허가 4개월 단축을 위해 바우처 구입을 하는 것에 대해 주주 여러분께서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그럴 돈이 있으면 마케팅에 사용하는 게 더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항서제약에서도 표준심사를 전제로 관련 절차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만약 우선심사를 받을 경우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실사 등에 대응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는 반응도 전했다.
또한 진 회장은 "허가 절차 진행 중에 통상적으로 거치는 청문 절차인 '자문단 회의(Advisory Committee Meeting)'를 '현재 기준' 생략한다고 통보받았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에 대해서는 "청문 과정 생략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저희는 번거로운 절차를 줄일 수 있게 돼 좀 더 수월하게 NDA 과정을 치를 수 있게 됐다"며 "20억원 정도의 경비를 아끼는 부수적 효과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정세호 엘레바 대표도 “NDA가 정식 접수되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비절제성 간암 치료제로 탄생하기 위한 중요한 마일스톤에 도달했다”며 “남은 과정에서도 FDA와 긴밀히 협조해 간암 환자들이 곧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심사에 돌입함에 따라 HLB는 의약품 판매 면허 확대와 공동 마케팅 실행전략 수립 등 상업화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곧 진행될 FDA의 CMC 실사 준비에도 항서제약과 함께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진양곤 회장은 “내부적으로 대단히 큰 목표를 세워놓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쉽지 않은 글로벌 항암제 개발을 지금까지 해 온 도전과 패기로 충분히 목표를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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