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비트] AI가 만들어준 시간은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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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올해 전 세계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 일터의 시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두고 갖가지 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과로 사회'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 근무시간 재편이 오히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더 심각하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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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올해 전 세계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 일터의 시간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두고 갖가지 설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업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줄 파트너란 인식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챗GPT는 코딩이나 글쓰기 초안을 도와주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 업무 시간을 확실히 덜 쓰게끔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업무용 소프트웨어에 AI 챗봇을 탑재하는 것도 초안 작성을 도와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AI가 전면 도입되면 근무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영국의 한 플랫폼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AI를 직장에서 사용하는 영국 직장인은 하루 1.55시간을 절약해 연간 390시간의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AI가 주 4일 근무제를 이끌 열쇠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메신저, 화상회의 등 각종 신기술의 등장은 업무시간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준 바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메신저나 화상회의 등 신기술 도입에 따라 한국과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에서 근무시간은 평균 72분 줄어들었다. 그중 29분(40%)은 새로운 업무에 사용됐고, 24분(34%)은 여가에, 8분(11%)은 육아 및 돌봄에 사용됐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늘 근무시간 단축을 보장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생긴 새로운 시간이 오히려 업무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다. 업무가 손쉬워지면 그만큼 더 높은 완성도를 원하는 욕구가 커지고 이것이 근무시간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박2일', '신서유기' 등으로 유명한 나영석 PD는 지난 5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컴퓨터로 영상 제작이 가능해졌던 시기를 회상하며 "신세계가 열렸다"고 표현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고가의 별도 기계를 어렵게 사용했는데 컴퓨터로 손쉽게 영상 편집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근무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는데 오히려 예전에는 하룻밤만 새면 끝났을 작업이 지금은 이틀 밤을 새워야 제작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나 PD는 편집이 쉬워지다 보니 이전보다 더 많은 구도의 원본 영상을 편집본에 담느라 야근하는 경우가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인간의 욕심'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과로 사회'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 근무시간 재편이 오히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더 심각하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일-생활 균형 시간 보장의 유형화' 논문을 보면 OECD 회원국의 노동 시간과 가족 시간에 대한 주권(선택권) 수준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여가 시간은 하루 평균 258분에 그쳐 가장 긴 노르웨이(368분)와는 2시간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렇기에 AI가 만들어준 여유가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현재로선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부디 AI가 가져다줄 근무시간의 재편이 적극적인 소통과 논의 속에 워라밸을 개선해주는 길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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