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야드 3번우드, 225야드 피칭웨지...이것이 스코틀랜드 바람
16일 PGA 투어와 유러피언투어의 공동 주관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이 열리는 르네상스 골프장엔 강풍이 불었다.
LPGA 투어에서 뛰는 호주 교포 이민지의 동생인 이민우는 파 5인 10번 홀(580야드)에서 티샷 351야드를 러프로 쳤다. 두 번째 샷은 225야드가 남았다. 이민우는 놀랍게도 피칭웨지를 집어 들었다. 레이업샷이 아니라 그린을 노린 샷이었고 실제 그린에 올라갔다. 뒷바람이 부는 데다 러프라서 런이 많이 생길 거라는 계산은 정확히 적중했다. 해설자는 “완전히 미쳤다”고 말했다. 이민우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매킬로이는 “강풍 때문에 오늘 누구라도 언더파를 치면 엄청 뛰어난 라운드라고 했다. 스코틀랜드 서부 오반 섬 출신인 왼손잡이 로버트 매킨타이어는 이날 6언더파 64타를 쳤다. 맞바람이 부는 마지막 홀 220야드에서 3번 우드로 핀 1m 옆에 붙여 잡은 버디가 하이라이트였다. 매킨타이어는 이 버디로 14언더파 단독 선두로 클럽하우스 리더가 됐다.
그러나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로리 매킬로이가 마지막 홀 두번째 샷을 208야드 거리에서 2번 아이언으로 핀 3m 옆에 올리고 버디를 잡으면서 한 타 차로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은 올해 내가 친 샷 중 가장 좋은 샷”이라고 했다.
매킬로이는 뒷바람이 분 7번 홀에서는 티샷을 427야드 치기도 했다. 이번 시즌 매킬로이가 PGA 투어에서 친 티샷 중 가장 길었다. 이전 기록을 40야드 넘겼다.
르네상스 클럽은 바닷가 모래땅에 조성한 정통 링크스다. 에든버러에서 40분 정도 걸리며 포스만(灣)을 건너면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루스로 갈 수 있다. 인근에는 디 오픈을 여는 뮤어필드, 노스버윅, 걸린 등 뛰어난 링크스가 몰려 있다. 뛰어난 링크스가 몰려 있다는 것은 바닷바람이 강한 사구 지역이라는 뜻이다.
스코틀랜드 링크스에서는 바람에 따라 150야드에서 피칭웨지를 칠 수도 있고 5번 아이언을 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같은 거리에서 바람에 따라 피칭웨지를 치기도 하고 3번 우드를 치기도 했다.
매킬로이는 15언더파로 우승했다. 매킬로이가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에서 기록한 첫 우승이었다. 매킬로이는 한 타 차 준우승한 매킨타이어를 위로하기도 했다.
한 타 차 2위로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김주형은 3타를 잃어 9언더파 공동 10위로 밀렸다. 초반 단독 선두에 나서기도 했지만, 후반 들어 바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마지막 홀에서 짧은 파 퍼터를 놓치고 보기 퍼트도 홀에 넣지 못하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한 게 아쉬웠다.
안병훈은 마지막 날 이븐파를 기록, 합계 10언더파 공동 3위가 됐다. 이로써 안병훈은 20일 열리는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땄다. 안병훈은 “디 오픈 출전을 예상하지 못해 옷을 가져오지 않아 빨래해야 한다”면서 기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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