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잦은 비 부담…편의점, 하반기 반전 꾀한다
객수·객단가 확대 총력…차별화 상품 강화
'편의점 양강'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를 맞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데다 평년보다 비 소식도 늘면서, 편의점을 찾는 발길이 높은 기대를 넘어서지 못한 결과다. 하반기 키워드 역시 객수 회복이다. 이를 위해 싼 가격에 초점을 둔 가성비 상품과 편의점 고정관념을 깨는 고품질 상품을 투트랙으로 강화해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편의점(GS25)을 포함한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영업이익 814억원, 매출액 2조970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73%, 5.45% 증가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2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798억원, 매출액은 2조9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71%, 8.99%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편의점은 유통업계 가운데서도 경기 변동성이 낮아 매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적은 업태다. 그럼에도 2분기 편의점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내국인 해외여행 증가 추세와 비가 잦았던 날씨로 분석됐다. 리오프닝(경기 재개)에 따라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는 편의점 객수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잠재 수요가 해외에 오래 머물수록 방문 빈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객단가가 1만원이 안되게 낮은 대신 초근거리 강점으로 방문 빈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 2분기 강수일수가 3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일보다 많았다는 점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궂은 날씨는 마찬가지로 편의점 방문 빈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지난해 2분기 치솟은 물가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식품을 찾는 수요가 급증, 기저가 높았다는 점도 올해 2분기 실적에 부담이 됐다. 즉석식품 수요는 강세였으나,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점은 편의점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2분기 BGF리테일의 기존점 신장률은 2~3%로 예상됐다. GS리테일은 1.5%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역시 객수와 객단가 확보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내국인 해외여행과 강수일수는 하반기에도 편의점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외부 변수 영향을 지켜보는 한편, 내부적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은 가성비 상품 행사를 확대해 객수를 늘리면서, 식품 비중을 늘려 객단가를 올린다는 목표다. BGF리테일은 '득템 시리즈' 등 가성비를 강조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고품질 가정간편식(HMR) 등 히트상품 확대에 나선다. 식품은 연관 상품 구매 비중이 높아, 식품 위주의 라인업 강화는 객수 회복에 도움을 주면서, 객단가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시장점유율에 기반한 매장 수 확대 역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외식물가 상승의 대체재 성격으로 소비자의 편의점 식품 구매 빈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건 하반기에도 기대할 만하다는 전망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의 BGF리테일의 기존점 신장률은 3.5~4.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2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았던 인건비, 판촉비 등 비용 절감에 방점을 찍는다. 2분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본업' 편의점이 주춤하면서 슈퍼, 호텔의 약진에도 불구,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되는 GS리테일은 편의점 객수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재출시해 누적 판매량 800만개를 돌파한 '김혜자도시락' 등 인기 상품을 정비하면서 대용량 점보 시리즈도 확대, GS25를 찾는 차별화 상품군 강화에 나선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GS25는 GS페이, 와인25플러스, 반값택배, 우리동네GS 등 다양한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인력 재배치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을 상쇄하기 위한 기존점 성장률 회복 추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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