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2분기 이익 9% 감소"…하반기 증시 전망 촉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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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주요 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두운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유럽 기업의 이익은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 랠리가 기업 실적으로 중대한 시험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기업의 실적 둔화세가 지난 2분기 바닥을 찍고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개선되며, Fed 긴축 변수보다 주식시장을 더 크게 좌우할 재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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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2분기 이익 감소폭 3년만 최대
AI 기업 실적·인건비·환율 등 변수
미국과 유럽 주요 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두운 전망이 제기됐다. 저조한 실적에 따라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주식시장 랠리가 변곡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산하 경제 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를 인용해 S&P 500 소속 상장사의 지난 2분기 이익이 9% 감소해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S&P 500 기업 중 5%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평균 이익은 9.3%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 기업의 이익은 12% 쪼그라들 것으로 추산됐다.
올 상반기 동안 상승세를 탄 증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저조한 실적에 주가 기대감도 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프랭크 밸류 펀드의 브라이언 프랭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너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큰 리스크"라며 "S&P500 기업의 실적이 상당히 둔화할 경우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유럽 기업의 이익은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 랠리가 기업 실적으로 중대한 시험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미국 S&P 500은 연초 이후 17.3%, 유로스톡스 50은 같은 기간 16.0% 올랐다.
올해 증시 부양의 일등공신인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과 인건비 등 비용 증감이 다른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의 경우 달러 약세, 유로화 강세로 인한 대(對) 미국 수출기업 여파가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애니카 굽타 거시경제 리서치 이사는 "AI에 대한 열기가 테크 기업 수익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경우 주가의 일시적인 조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실적 확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전망도 대두된다. 인건비는 계속 뛰는데 물가 오름 폭만 빠른 속도로 완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선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지고,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로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0.1% 올라 2년 11개월 만에 최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달러 대비 유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실적 부담 요인이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제조 부문 약세로 유럽 기업의 이익 감소폭이 미국 기업 대비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픽텟 자산운용의 에브게니아 몰로토바 선임 투자 매니저는 "기업들이 이번 분기에 동일한 수준의 수익 회복탄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올해 하반기 이익이 반등할 지 확인하려면 성장과 마진 안정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선 올 하반기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 기업의 실적 둔화세가 지난 2분기 바닥을 찍고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개선되며, Fed 긴축 변수보다 주식시장을 더 크게 좌우할 재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전망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 확률은 54%로 직전 두 차례 조사(61%) 보다 낮아졌다. 댄 아이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깊은 불황이 오지 않는다면 최악의 실적 고통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은 수익을 위해 얼마 전부터 더 밝은 시간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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