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우크라 지원 확대에 "美 추종 분명…러 관계 악화할 것"
중국 관영매체가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 확대를 하기로 한 것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편들기"라고 견제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을 약속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중국 내 한반도 논객인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 속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편에 완전히 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외교정책이 미국 추종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는 게 뤼차오 연구원의 평가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조치로 한·러 관계가 악화할 것이고, 한국의 외교정책 변화는 동아시아·동북아시아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한국이 나토에 가까워짐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도 긴장될 수 있다"고 에둘러 경고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70여년 전의 한국처럼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로 전쟁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전쟁과 우크라이나 상황을 비교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비유"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한국전쟁은 냉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남북한 모두 통일을 원했지만, 미국의 간섭으로 전쟁이 벌어졌다"며 "한국전쟁과 우크라이나 위기의 성격·영향력·배경은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비교한 것은 미래의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파이 한 조각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후 70년 동안 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자랑하면 향후 우크라이나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우크라이나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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