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였던 강원과 양현준, 이적 소동 결말은 ‘윈윈’

김희웅 2023. 7. 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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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FC 유튜브
강원FC 양현준. 프로축구연맹 제공
꼬이고 꼬였던 실타래가 풀렸다. 시끌시끌했던 이적 소동의 끝은 ‘윈윈’이었다. 

강원FC는 지난 15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양현준(21)의 셀틱 이적을 발표했다. 김병지(53) 강원 대표가 이적 과정 등에 관해 이야기했고, 양현준은 팬들이 보는 앞에서 셀틱 이적 계약서에 직접 사인했다.

이적을 두고 마찰이 있었던 양현준과 강원 구단은 서로 웃을 수 있는 결말을 만들었다. 김병지 대표는 방송에서 “양현준의 이적료로 250만 유로(35억7200만원) 이상 받았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강원이 양현준을 셀틱에 보내면서 얻은 이익은 275만 유로(39억3000만원) 선이다. 애초 셀틱이 1차 오퍼로 제시했던 금액 200만 유로(28억6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을 더 손에 넣은 것이다. 

애초 강원은 양현준의 여름 이적을 반대했다. K리그1 23경기를 치른 현재, 12개 팀 중 11위에 쳐져 강등 위기에 놓인 탓이다. 올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해 ‘에이스’ 노릇을 했던 양현준을 놔주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양현준을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보냈고, 구단주인 김진태 도지사는 이번 이적으로 벌어들인 금액을 선수 보강에 투자하기로 했다. 
셀틱 이적을 확정한 양현준.(사진=프로축구연맹)

유럽 진출의 의지가 강했던 양현준은 ‘꿈’을 이뤘다. 양현준은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0-1 패)을 마친 후 “이적료가 부족하다면 내 연봉에서 깎아서라도 (셀틱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공언했다. 공개적으로 이적 의지를 피력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 그만큼 절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언제 올지 모르는 유럽 진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결국 구단과 갈등을 봉합하고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을 성장시켜 준 팀에 큰 이적료를 안기고 떠나 더 의미가 컸다. 올 시즌 리그 21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올리는 데 그친 양현준은 부진과 이적 소동이 맞물려 팬들에게 비판받았다. 이적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뒤, 난조가 이어지자 ‘프로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숱했다. 하지만 팬들도 그가 큰 이적료를 안기자 ‘좋은 결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양현준.(사진=프로축구연맹)

어렵사리 셀틱 유니폼을 입게 된 양현준은 “(이적을 확정해) 설레고 기쁘지만, 무거운 마음도 크다.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이적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 팬분들의 많은 응원과 사랑을 주셨기에 설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응원을 많이 해주시면 보답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김병지 대표는 “(셀틱 이적이) 양현준에게 더 성장할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보내는 거다. 차범근, 박지성, 김민재 등 선배들의 뒤를 잇는 멋진 선수로 활약하는 게 강원 팬들의 아쉬움에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 더 빛나는 선수가 되길 응원한다”고 덕담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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