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문의 진심 합심] 트레이드의 심리학1
안희수 2023. 7. 17. 07:30
스포츠계 여름은 유명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빅 뉴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축구 글로벌 이적시장이 한창입니다. 시즌 중인 야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트레이드 루머까지 끊이지 않습니다. 이런 화젯거리는 그 자체로 재미있습니다. 미디어가 소문을 추적하며 판을 깔면 팬들이 찬반 논란에 뛰어 듭니다. 트레이드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의 폭발력이 큽니다. 다양한 논의 과정이 실제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제가 야구팀에 있던 2020년, 그해 여름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우승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이번에 00자리 채워야 해!" "000선수 영입하나요? 000선수를 보내나요?" "팀은 뭐하고 있는거야, 이러다가 우리 뒤집어 진다니까"라는 압박성 의견과 질문, 질책까지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구단-선수-여론의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습니다. 트레이드의 겉모습은 분석과 협상인데 한 꺼풀 걷어내면 심리입니다. 어떻게 냉정을 유지할까요. 합리적인 판단이란 무엇일까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레이드는 한국 야구를 기준으로 이달 말까지 문이 열려 있습니다. 2주 정도 남았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불안과 동기부여
시중의 '썰'은 은밀하고 더 빨리 라커룸에 도달합니다. 이름이 거론된 선수는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왜 나야' '저 팀에 가면 내 자리가 어디지' '가족은 어쩌나, 애 유치원 때문에 나 혼자 가나' '전세는…' 재빨리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문제는 머리와 마음을 채우는 불안·불확실성입니다.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하지만 최근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옮긴 포수 김태군 선수는 다른 것 같습니다. 성취 동기가 뚜렷하다고 기억하는데 역시 그는 성품대로 새 기회에 자신을 맞출 수 있게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한 것 같습니다. 개막 전부터 '포수를 활용해 전력보강하겠다'는 소속팀 감독의 말에 체념하기 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대비한 것이 훨씬 자신에게 득이 됐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포수를 팔거야'라는 계획을 너무 일찍 꺼낸 소속팀이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저는 봅니다.
갈등과 팀 워크
개인을 넘어 팀 전체가 동요합니다. 2020년 여름, 제 기억에 따르면 당시 야수, 투수 파트의 긴장이 커졌습니다. 투수진의 잇딴 부진으로 역전패가 많아지면서 입니다. 말을 쉽게 하는, 그래서 케미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부의 언행 (000 바꿔주세요, 000 나간다더라는 식으로)이 감지됐습니다. 편이 갈리고 탓하기 시작합니다. 장마철 습기 머금은 겨울 이불처럼 불평불만이 팀을 짓누릅니다.
스포츠 팀은 우승을 목표로 끊임없이 전력강화를 고민합니다. 항시 카드를 맞추고 플랜 A-B-C를 준비합니다. 이때 말이 샙니다. 세상에는 내 편만 있는게 아니니까요. 해야 할 일이지만 이때 멈춰야 합니다. 2020년 때도 A팀과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A팀 관련 핵심 내용이 특정 언론에 나오는 것이 이상했고, 저 역시 불안했습니다. '우리 선수가 자기 이야기를 밖에서 들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협상 이전 내부 단속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진행한 B, C팀과는 다른 카드로 이어 갔습니다. 결국 마무리는 C팀과 합니다.
판단 오류
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때 비합리적인 판단이 개입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선수를 맞출 때 지명순서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하는가, 필요한가 대신 '1차 지명' 같은 간판에 좌우됩니다.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많지만 최고위 결정권자, 미디어, 팬에게 보여 주기 위해 과거의 기준이나 모양새에 기댑니다. 현재 몸상태, 지금의 운동능력과 태도 등이 어떤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한데 말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 돈과 정보력을 가진 메이저리그도 심심찮게 잘못된 선택을 한다고 저명 칼럼니스트 키스 로(Keith Law)는 '인사이드 게임'에서 지적합니다. 제 경험 역시 비슷합니다. 저를 포함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주저하는 모습에서 손실회피 성향을 발견합니다. 선발투수 보강을 고민하는 LG가 내린 최근 결정은 나중에 어떻게 평가될까요. 이걸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매몰비용, 현상유지, 핫핸드(hot hand) 같은 용어는 무슨 뜻일까요. 2회에서 이어가겠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제가 야구팀에 있던 2020년, 그해 여름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우승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이번에 00자리 채워야 해!" "000선수 영입하나요? 000선수를 보내나요?" "팀은 뭐하고 있는거야, 이러다가 우리 뒤집어 진다니까"라는 압박성 의견과 질문, 질책까지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구단-선수-여론의 심리가 복잡하게 얽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습니다. 트레이드의 겉모습은 분석과 협상인데 한 꺼풀 걷어내면 심리입니다. 어떻게 냉정을 유지할까요. 합리적인 판단이란 무엇일까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레이드는 한국 야구를 기준으로 이달 말까지 문이 열려 있습니다. 2주 정도 남았습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불안과 동기부여
시중의 '썰'은 은밀하고 더 빨리 라커룸에 도달합니다. 이름이 거론된 선수는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왜 나야' '저 팀에 가면 내 자리가 어디지' '가족은 어쩌나, 애 유치원 때문에 나 혼자 가나' '전세는…' 재빨리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문제는 머리와 마음을 채우는 불안·불확실성입니다. 얼굴이 어두워집니다.
하지만 최근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옮긴 포수 김태군 선수는 다른 것 같습니다. 성취 동기가 뚜렷하다고 기억하는데 역시 그는 성품대로 새 기회에 자신을 맞출 수 있게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한 것 같습니다. 개막 전부터 '포수를 활용해 전력보강하겠다'는 소속팀 감독의 말에 체념하기 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대비한 것이 훨씬 자신에게 득이 됐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포수를 팔거야'라는 계획을 너무 일찍 꺼낸 소속팀이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저는 봅니다.
갈등과 팀 워크
개인을 넘어 팀 전체가 동요합니다. 2020년 여름, 제 기억에 따르면 당시 야수, 투수 파트의 긴장이 커졌습니다. 투수진의 잇딴 부진으로 역전패가 많아지면서 입니다. 말을 쉽게 하는, 그래서 케미를 위태롭게 만드는 일부의 언행 (000 바꿔주세요, 000 나간다더라는 식으로)이 감지됐습니다. 편이 갈리고 탓하기 시작합니다. 장마철 습기 머금은 겨울 이불처럼 불평불만이 팀을 짓누릅니다.
스포츠 팀은 우승을 목표로 끊임없이 전력강화를 고민합니다. 항시 카드를 맞추고 플랜 A-B-C를 준비합니다. 이때 말이 샙니다. 세상에는 내 편만 있는게 아니니까요. 해야 할 일이지만 이때 멈춰야 합니다. 2020년 때도 A팀과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A팀 관련 핵심 내용이 특정 언론에 나오는 것이 이상했고, 저 역시 불안했습니다. '우리 선수가 자기 이야기를 밖에서 들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협상 이전 내부 단속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진행한 B, C팀과는 다른 카드로 이어 갔습니다. 결국 마무리는 C팀과 합니다.
판단 오류
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때 비합리적인 판단이 개입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선수를 맞출 때 지명순서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하는가, 필요한가 대신 '1차 지명' 같은 간판에 좌우됩니다. 선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많지만 최고위 결정권자, 미디어, 팬에게 보여 주기 위해 과거의 기준이나 모양새에 기댑니다. 현재 몸상태, 지금의 운동능력과 태도 등이 어떤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더 중요한데 말입니다.
더 많은 데이터, 돈과 정보력을 가진 메이저리그도 심심찮게 잘못된 선택을 한다고 저명 칼럼니스트 키스 로(Keith Law)는 '인사이드 게임'에서 지적합니다. 제 경험 역시 비슷합니다. 저를 포함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주저하는 모습에서 손실회피 성향을 발견합니다. 선발투수 보강을 고민하는 LG가 내린 최근 결정은 나중에 어떻게 평가될까요. 이걸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매몰비용, 현상유지, 핫핸드(hot hand) 같은 용어는 무슨 뜻일까요. 2회에서 이어가겠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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