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2Q실적 앞두고…회계적용 엇갈리는 보험사들

당국의 보수적 가이드라인 적용 두고 엇갈려
생보사는 2Q부터 적용 OK
손보사는 1Q에도 소급적용 필요
1,2Q 실적 격차 발생 우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보험사와 금융당국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자율성 영역이 커진 새 회계기준 IFRS17을 적용할 때 실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소급적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당국은 2분기부터 가이드라인에 맞춰 실적을 발표하길 바라는 반면, 일부 보험사들은 1분기 실적에도 소급적용하면서 1, 2분기 격차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당국의 새 회계기준 가이드라인 적용 방법을 두고 보험사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당국이 원하는 '전진법'을 적용하기로 의견 조율이 됐지만 손해보험사들은 소급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가정할 때 사용할 지침을 마련해 보험사에 안내했다. 보험사들이 다소 낙관적으로 가정해 미래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부풀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미래 손해율을 예측할 때 과거 10년 이상의 손해율 통계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최근 코로나 상황에서 낮아진 손해율만을 사용해 미래를 추정하는 편법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때 보험사들은 전진법과 소급법을 택할 수 있다. 전진법은 금감원의 가이드라인 제시한 시점 이후 결산부터 적용하는 방식이며, 소급법은 과거 재무제표까지 반영하는 방식이다.

우선 생보사들은 이견이 없는 편이다. 이들은 일단 전진법을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큰 이견 없이 전진법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실손보험 비중이 작아 실적에 큰 변동이 없기 때문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실손보험 비중이 큰 손보사들은 소급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소 보수적인 당국의 지침을 2분기부터 적용하면 1분기와의 실적 격차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손보사들 중심으로 이같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보사들은 IFRS17 도입 이후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거둔 만큼 전진법을 적용하면 수천억원 규모의 CSM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올 정도다. 이 경우 업황이 매우 열악하고 영업 성과도 저조하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모습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원하는 전진법을 선택하면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전진법과 소급법 중 선택해 적용하는 것이 불법이 아닌 만큼 보험사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