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사이드]"이자 매일 주면 안돼?" "적금 들고 굴비 밥상 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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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의 이자 2% 통장의 탄생 배경이다.
지금 이자 받기 버튼을 매일 누르는 고객만 약 250만명이다.
출시 당시만 해도 높은 금리 때문에 "토스가 2% 통장을 곧 접을 것"이라고 했던 다른 은행들은 지금은 이 상품을 '복붙'해 팔고 있다.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찐MZ(밀레니얼+Z세대)' 신입의 감성은 굴비적금 안에 자린고비 채팅방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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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린고비 정신 담은 '굴비적금'
허소임·송예슬 토스뱅크 디자이너 인터뷰
"귀찮게 예·적금이 왜 필요해? 입출금 통장 금리가 높으면 되는 거 아니야? 이자는 그냥 매일 주면 안돼?"
(허소임 토스뱅크 수신 프로덕트 디자이너)
토스뱅크의 이자 2% 통장의 탄생 배경이다. 상품이 나온 지 1년 4개월째. 지금까지 누적 사용자 수 367만명, 고객들이 받아 간 총 이자금액은 3535억원에 이른다. 지금 이자 받기 버튼을 매일 누르는 고객만 약 250만명이다. 최근 30일 기준으로 1인당 1500원 정도 이자를 받아갔다. 출시 당시만 해도 높은 금리 때문에 "토스가 2% 통장을 곧 접을 것"이라고 했던 다른 은행들은 지금은 이 상품을 '복붙'해 팔고 있다.
"은행 상품이 복잡하잖아요. 고객들이 필요한 본질, 그 간결한 하나가 뭐냐는 질문이 토스뱅크 정신이에요. 다 덜어내니까 입출금 통장에 금리를 많이 주자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상품을 만들 때 가장 큰 난관은 전에 없던 상품이라 금융당국이 심사하고 나오는 데까지 3개월이 걸린단 점이었다.
허 디자이너는 "규제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빨리 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죠. 고객들이 앱에서 직접 '지금 이자받기' 버튼을 누르는 거였어요. 매일 이자가 자동으로 쌓이게 하는 것보다 충성고객을 만드는 데 결과적으로 더 효과가 컸어요"
그는 지금 이자받기를 두고 "이자의 주권을 고객에게 넘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4월에 나온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도 같은 맥락이다. "이자를 만기일에 주는 건 은행 중심의 행위잖아요. 그건 너무 부당하지 않나요? 가입하자마자 동시에 이자를 먼저 주면 고객들에게 좋은 일이니까요."
"청년세대가 힘들다 보니 돈 쓴 걸로 서로 꾸짖는 '거지방'이 유행했어요. 자린고비가 떠올라 '오늘은 이만큼만 절약해 보세요'라는 콘셉트로 상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연상 이미지로 굴비가 딱이었죠."
(송예슬 토스뱅크 수신 프로덕트 디자이너)
귀찮은 예·적금이라도 재미를 더하면 놀이처럼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굴비적금이다. 월 한도 30만원 내에서 붓고 싶은 만큼만 부어도 연 5%를 준다. 붓는 금액이 줄어도 이자는 5%로 똑같다. 돈을 넣을 때마다 천장에서 굴비가 내려오고 밥상에는 내가 고른 반찬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적금을 부을 때마다 내가 키우는 동물이 쑥쑥 자라는 '키워봐요 적금'도 비슷한 성격의 상품이다.
송 디자이너는 "적금상품은 기간이 짧아서 펀(Fun)한 요소를 집어넣을 수 있다"며 "동물을 키우고 반찬이 늘어나는 재미 덕에 20대와 30대 젊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굴비 적금은 나온 지 석 달 만에 누적 가입 계좌 수 60만좌를 넘겼다.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찐MZ(밀레니얼+Z세대)' 신입의 감성은 굴비적금 안에 자린고비 채팅방도 만들었다. "매일 커피 한잔 마시면 1500원, 안 마시면 4500원 저금할 수 있는데, 커피 마실까요? 말까요?" "비 와서 우울한데 옷 사도 될까요?" 젊은 이용자들이 짠한 고민을 올리면 찬성, 반대투표까지 할 수 있어 인기다. "저축을 하면서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과 소통까지 하는, 다른 은행에 없는 가치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게 송 디자이너의 꿈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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