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성장 기반…수익성·여신건전성 모두 '톱' [우리금융 퀀텀점프①]

부광우 2023. 7.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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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웃도는 ROE, 5대 금융 중 유일
부실채권 비중은 0.35%로 제일 낮아
고금리 위기 속 실적 차별화 가능성↑

우리금융그룹에게 지난 몇 년은 말 그대로 격랑의 시기였다. 아픈 기억을 딛고 금융지주를 부활시켰고, 결국 완전 민영화를 이뤄내며 최대 숙원 사업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올해부터 그룹을 총괄할 수장으로 임종룡 회장이 등장하며 새로운 지배구조에 신호탄을 쐈다. 이제 우리금융은 오늘의 혁신으로 내일의 가치를 만들겠다는 슬로건 아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퀀텀점프를 준비하는 우리금융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그룹 본사와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의 본격 성장을 위한 기반 정지 작업은 이미 충분한 모습이다. 수익성 측면에서의 효율은 물론, 고금리 리스크 부각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여신건전성에서도 5대 금융그룹들 중 가장 좋은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실적의 덩치를 키우는 데에만 올인하면 되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평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우리·KB금융·신한·하나·NH농협금융 등 5개 금융그룹의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10.16%였다. ROE는 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수익을 내고 있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경영 효율성 지표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같은 기간 우리금융의 ROE가 11.49%로,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11%를 넘기며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의 해당 수치가 각각 10.43%와 10.36%로 두 자리수대를 나타내며 높은 편이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ROE는 각각 9.47%와 9.06%였다.

5대 금융그룹 자기자본이익률 현황.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우리금융의 높은 수익성의 배경에는 역시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약진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ROE는 10.85%로 5대 금융그룹 소속 은행들 중 가장 높았다. 나머지 은행들의 ROE는 ▲하나은행 10.81% ▲신한은행 9.40% ▲KB국민은행 8.93% ▲NH농협은행 8.77% 순이었다.

우리금융은 자산의 질 측면에서도 비교우위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5%로, 5대 금융그룹 평균인 0.15%를 0.16%포인트 밑돌며 가장 낮았다. 다른 곳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하나금융 0.39% ▲농협금융 0.41% ▲신한금융 0.58% ▲KB금융 0.83% 순이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들고 있는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 등급 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고정이하여신은 통상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대출을 가리키는 말로, 부실채권을 분류하는 잣대로 쓰인다. 금융사들은 대출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5대 금융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 현황.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특히 이 같은 부실채권 비중 관리는 최근 금융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치솟은 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대출 등 여신의 연체율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부실채권이 늘어날수록 이익에서 보다 많은 충당금 빼내 쌓아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결국 우리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다는 건 그 만큼 앞으로 충당금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다른 금융그룹들에 비해 실적 규모가 작지만, 향후 확장 가능성은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137억원으로, ▲농협금융(9471억원) ▲하나금융(1조1022억원) ▲신한금융(1조3880억원) ▲KB금융(1조4976억원) 등보다 적은 편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사 실적 관리에서 충당금 비용 최소화가 갖는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여신건전성 관리에 비교적 여유를 확보한 금융사의 성장 잠재력이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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