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감독 “내 유머코드 통했다… 슬프면서도 밝았던 작품”

최예슬 2023. 7. 17.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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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할 때마다 저는 대본을 쓰면서 웃기고 찍으면서도 웃겨요. 그런데 그게 일반적이지 않은 유머코드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엔 웃기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지난달 21일 개봉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 '귀공자'는 그의 작품 가운데서도 비교적 밝은 분위기에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박 감독은 '마녀' '신세계' '낙원의 밤' 등의 작품으로 독자적인 장르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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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누아르 영화 ‘귀공자’ 연출
슬픔 속 원 제목은 ‘슬픈 열대’
분위기 가볍고, 코미디 요소 가미
영화 ‘귀공자’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촬영 도중 스태프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귀공자’는 처음에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촬영하면서 작품의 전반적 분위기가 가벼워졌다. 영화사 금월·스튜디오앤뉴 제공


“작품을 할 때마다 저는 대본을 쓰면서 웃기고 찍으면서도 웃겨요. 그런데 그게 일반적이지 않은 유머코드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엔 웃기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지난달 21일 개봉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 ‘귀공자’는 그의 작품 가운데서도 비교적 밝은 분위기에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시니컬한 웃음 포인트를 장착한 이 작품 역시 박 감독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누아르다. 그러나 무게감을 조금 덜어냈다. 그동안 박 감독은 ‘마녀’ ‘신세계’ ‘낙원의 밤’ 등의 작품으로 독자적인 장르를 만들어왔다.

‘귀공자’는 필리핀에서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던 코피노 마르코(강태주)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액션 누아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귀공자(김선호)를 비롯해 3명의 인물이 마르코를 쫓는다.

누아르물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온 박 감독은 정작 항상 코미디를 지향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번에 그의 웃음 포인트가 대중에게도 먹혀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사실 ‘귀공자’도 처음에는 좀 더 슬프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제목도 ‘슬픈 열대’였다. 그러나 촬영을 하면서 작품의 전반적 분위기가 가벼워졌고, 제목도 바뀌었다. 박 감독은 “(초기 대본의) 이야기를 보고 나면 씁쓸함이 있고 거기서 나오는 코미디적 요소들이 쓴웃음이 나오게 했다”며 “마르코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잔인한 이야기였으나 촬영을 하면서 이 영화가 ‘슬픈데 밝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귀공자 역으로 캐스팅한 배우 김선호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위트 있고 밝은 이미지를 보여왔다. 박 감독은 김선호의 선한 얼굴 뒤에 숨은 서늘한 웃음을 끌어냈다. 김선호는 귀공자의 이미지에 잘 맞아떨어졌다. 박 감독은 “귀족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추구하는 캐릭터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의외의 캐스팅이란 주변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초반에는 ‘박훈정의 영화와 안 어울릴 것 같다’는 말도 들었죠. 그런데 저는 배우를 봤을 때 받는 느낌이 있어요. (내가 받는 그 느낌을) 아직 아무도 못 봤다 싶으면 그런 얼굴을 내가 빨리 써야겠다고 생각해요. (김선호는) 여러 얼굴이 보이는 배우였어요.”

김선호는 영화도, 누아르도 처음이었지만 박 감독의 기대 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박 감독은 “연극을 오래 해서인지 기본기가 탄탄했다. 캐릭터를 자기 방식으로 잘 소화하고, 자칫 대본에 쓰인 대로만 하면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연기도 자연스럽게 해내는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신인인 강태주에 대해선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있었다”며 “조금 서툴지만 에너지를 갖고 있는 점이 좋았다”고 언급했다.

그만의 세계관에 매료된 ‘박훈정 팬덤’에 관해 묻자 “내가 팬이 많은지도 몰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팬들을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는 고민이 많다”며 “다음 작품도 하나씩 하나씩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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