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보좌관 "北 7차 핵실험 우려...중국이 역할해야"

뉴욕=조슬기나 2023. 7. 17.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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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도 촉구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회담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언급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 CBS 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해왔다"면서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핵실험과 관련한) 즉각적인 징후를 보지는 못했다"면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위해 또 다른 테스트에 나선다고 해도 이는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이미 수년째 이러한 테스트를 진행해왔다"면서 "우리는 이를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과 매우 긴밀하게 협조해 이러한 위협에 발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지난주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 화성-18형을 쏘아 올린 데 이어 나온 것이다. 그는 "이번 테스트 이후가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는 계속 북한에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전제조건 없이 앉아서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역할론도 주문했다. 그는 "외교를 할 준비가 된 것은 미국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북한임을 중국측에 분명히 밝혔다"면서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여기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 도발은) 솔직히 말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태세를 강화하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ICBM 발사를 "가장 적대적이며 가장 위협적인 미국의 반공화국 핵 대결 정책을 철저히 제압, 분쇄하는 것은 조선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핵전쟁의 참화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시 주석과 대화를 나눌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첫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지만 언젠가는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미·중 관계를 "크고, 복잡하고, 도전적인 관계"라며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고 위쪽(두 정상급)에서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이에 따라 두 정상 간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최근 국가안보를 이유로 8월1일부터 갈륨, 게르마늄 수출을 중단한 것이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제재에 대한 보복이냐는 질문에는 "중국 의사결정자들의 머릿속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자멸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수출 중단 조치에 대해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리스크를 없애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의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는 결정을 강화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중국과 무역을 끝낼 생각이 없다"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한 기술에 있어서만 규제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설리번 보좌관은 최근 미국 정부 기관의 이메일 계정이 중국 기반 해커들에게 해킹된 것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침입"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침입을 확인하고 MS에 경고하고 차단한 것은 사실 미국 정부였다"면서 "(이번 사건이) 앞으로 일어날 취약성이 아님을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측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MS가 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같은 날 ABC방송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전반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측 소행이냐는 질문에는 "MS가 중국의 소행이라고 했고, 이 이상으로는 아는 바가 없다"고만 언급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엇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주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측의 기대와 달리 나토 가입 시점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만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나토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진심이다. 협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우리는 러시아에 계속해서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계속해서 군사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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