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상륙한 '킬링로맨스'…NYAFF서 韓영화 특별전
"우리 영화를 볼 때 규칙이 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봐라.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같은 궁금증을 갖지 말고 그냥 즐겨달라." 'B급 개그감성'으로 잘 알려진 이원석 감독의 영화 '킬링로맨스'가 올해 '뉴욕아시안영화제(NYAFF): 한국영화 특별전' 개막작으로 북미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뉴욕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 필름앳링컨센터 월터 리드 극장에서 열린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문화원이 뉴욕아시안필름재단, 필름앳링컨센터와 공동으로 오는 30일까지 개최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킬링로맨스를 포함해 모두 14편의 장단편 한국영화가 공개된다. 그 중 개막작으로 초청된 이선균, 이하늬, 공명 주연의 영화 킬링로맨스는 연예계를 떠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고압적인 부자 남편 조나단(이선균)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내용의 코미디물이다.
'남자사용설명서(2013)' 등 B급 감성으로 유명한 이 감독은 이날 상영회 전 뉴욕 관객들과 만나 유창한 영어로 '생각 없이 영화를 즐겨줄 것'부터 당부했다. 킬링로맨스는 한국에서는 관객수 기준으로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젊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최근 흔치 않았던 B급 감성을 제대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현장에는 한국 영화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뉴욕 관람객들과 업계 종사자들이 대거 참석해 상영관을 가득 채웠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이 감독과 배우 이선균이 참석해 뒷얘기를 털어놓는 관객과의 Q&A 시간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선균은 오스카 시상식 이후 파티장에서 이하늬와 의기투합해 영화 출연을 수락하게 된 배경을 전하는가 하면,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는 '불가마' 신을 꼽았다. 팬데믹 초기 방역규제로 인해 급히 대본이 바뀐 상황이었지만, 함께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른바 팀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라고.
답변 내내 유머감각을 뽐낸 이 감독은 당초 가정폭력에 대한 심각한 내용이 담긴 대본이 B급 킬링로맨스로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전하며 "코메디를 사랑한다. 코메디의 능력을 믿었다"고 말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뉴욕아시안영화제는 2002년부터 시작된 북미의 대표적 아시아 영화 축제로 매년 한국, 홍콩,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국가의 다양한 장르의 장·단편 60여 편을 선정해 소개한다. 올해 센터피스 영화로는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서준, 아이유가 출연한 '드림'이 초청돼 오는 17일과 22일 각각 뉴욕 월터리드 극장, 뉴저지 배리모어 필름센터에서 상영된다. 17일에는 이 감독의 Q&A 세션도 예정돼있다.
이와 함께 '유령', '웅남이', '리바운드', '지옥만세', '익스트림 페스티벌', '믿을 수 있는 사람', '피디님이 책임지세요', '대리구매', '비닐하우스', '우리가 두고 간 것들', '보더라인' 등이 공개된다. '킬링 로맨스'와 '유령'의 주연 배우 이하늬는 올해 두 번째로 수여하는 '베스트 프롬 디 이스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로 예정됐다.
아울러 뉴욕문화원은 링컨센터가 개최한 '서머 포 더 시티' 중 한국 문화예술 특집 페스티벌인 '코리안 아츠 위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오는 21일 링컨센터 댐로쉬파크 야외 공연장에서 봉준호 감독의 '괴물' 무료 상영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천수 뉴욕 문화원장은 "북미 최대 아시안 영화제인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우수 한국 장, 단편 영화가 상영되고 독창성과 예술적인 감각의 영화감독 및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는 것을 보면서 높아진 한국 영화의 위상을 실감했다"면서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이번 특별전이 양국 우호 관계의 발전과 우수 한국 영화, 감독, 배우들의 현지 진출 확대에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제 입장권 구입 및 스케줄은 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한국영화 특별전 관련 자세한 내용은 문화원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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