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시대에도 럭셔리 육아용품 수요는 꾸준”
게임 업체 넥슨 그룹의 지주회사(NXC)가 2013년 노르웨이의 유모차 업체 스토케를 인수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스토케는 지난해 매출 31억5300만 크로네(약 4000억원)를 기록해 전년(23억2500 크로네)보다 35.6% 늘었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하는 등 일부 국가에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서도 호실적을 낸 것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야코브 크라그 스토케 최고경영자(CEO)는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중국과 유럽에서는 출산율이 최저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한다”며 “한국은 여전히 심각하지만, 럭셔리 육아용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앞으로 5~10년간 회사 전망은 밝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육아용품은 경제 불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업종”이라며 “아이에 관한 소비는 제일 마지막에 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법인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해 4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국내 영업도 활발하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에 10개의 매장을 출점한 스토케는 올해도 4개를 새로 열 계획이다. 스토케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모델은 중국보다 판매량이 앞선다”고 전했다. 스토케의 최고급 유모차는 200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고가라 ‘유모차의 벤츠’라고도 불린다.
크라그 CEO는 2019년 선임된 뒤 독일 아기띠 브랜드 ‘리마스’와 프랑스 휴대용 유모차 브랜드 ‘베이비젠’, 이탈리아 어린이용 탁자 브랜드 ‘무카코’ 등 관련 업체 4개를 잇달아 인수했다. 그는 “인수한 브랜드는 스토케라는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함께 성장합시다(Here we grow)’를 내세운다. 크라그 CEO는 이에 대해 “스토케의 핵심 가치는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있다”며 “아이 성장에 영감과 아이디어를 주는 기회를 만들어야 회사와 직원도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베스트셀러인 ‘트립트랩’을 통해 스토케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소개했다. 크라그 CEO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의자를 통해서 단순히 밥을 먹는 것뿐 아니라 놀이를 즐기고, 책을 읽고 배우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크라그 CEO는 1997년 덴마크의 완구 기업 레고에 입사해 20년 넘게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에게 스토케에서 장난감 제품 출시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유통 채널이 아주 다르다”며 “가정을 새롭게 꾸미고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우는 부모에게 어떤 물품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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