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AI의 ‘미지근한’ 수
2023. 7. 17. 00:02
〈준결승 1국〉 ○ 김명훈 9단 ● 신진서 9단
장면⑤=백△는 소위 주제를 벗어난 수. 이에 비해 흑1은 정확히 주제를 짚고 있다. 좌상 쪽은 흑백의 돌들이 서로 얽혀있으며 흑돌들은 죽은 듯 보이지만 일단 살아 움직이면 큰 화근이 된다. 그래서 백도 2의 수비가 필요하다.
흑3으로 압박하고 4, 6으로 짚어가자 7의 수비. 일진일퇴의 공방이 화려하면서도 치밀하다. 여기서 백의 다음 전략이 중요하다. 좌변 흑 두 점을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AI의 전략=AI의 사전에 ‘강공’은 없다. 인간의 눈에 흑▲ 두 점은 몹시 허약해서 당장 요절을 내고 싶지만 AI의 눈엔 숨어있는 탄력이 보인다. 그래서 AI는 백1이란 미지근한 수를 권한다. 백도 안정을 취하지만 흑도 안심하는 수. AI의 목적은 다른 데 있다. 3, 5로 하변을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실전진행=김명훈은 뜨거운 피를 지닌 인간이기에 그런 미지근한 수를 둘 수 없었다. 그는 백1의 강공을 선택했다. 백△는 축머리. 이 수를 둘 때 이미 강공을 준비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바둑은 급속히 승부처를 향해 내달린다. 백11로 젖혔을 때 바둑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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