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 주인공, 제인 버킨 별세…"프랑스가 가장 사랑한 英여성"
영국에서 태어난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 전 세계 여성들이 열망하는 ‘버킨백’의 주인공. 16일(현지시간) 76세로 별세한 제인 버킨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영국 로이터통신은 이날 버킨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사망한 그를 간병인이 발견했다.
가수 겸 배우인 그는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콘서트를 취소했다. 2021년 경미한 뇌졸중을 앓았고, 최근엔 심장 관련 건강 문제를 겪었다고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매체는“버킨은 프랑스 유명 가수 세르주 갱스부르의 뮤즈이자 프랑스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국 여성”이라고 덧붙였다.
1946년 런던에서 태어난 버킨은 1960년대 말 프랑스어를 거의 한 마디도 못 하는 상태로 프랑스로 건너갔다. 이후 연인 갱스부르를 만나며 두 사람은 1960~80년대 프랑스 대중문화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로 부상했다. 1991년 세상을 떠난 갱스부르와는 ‘예스터데이 예스 어 데이’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버킨은 1985년 영화 ‘더스트’에 출연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연기자로도 호평받았다.
버킨은 갱스부르를 만나기에 앞서 영화 ‘007 시리즈’의 테마곡을 쓴 작곡가 존 배리와 첫번째 결혼에서 딸 케이트를 두고 있었다. 이후 갱스부르와 사이에서 둘째 딸 샤를로트 갱스부르를, 프랑스 영화감독 자크 드와이용 사이에서 셋째 딸 루 드와이용을 얻었다.
모델, 작가로도 활동했던 버킨은 젊은 시절 짐이 많아 가방 대신 라탄 바구니를 들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1984년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 회장의 옆자리에 앉았다. 버킨이 가방의 소지품을 쏟는 걸 보고 뒤마 회장이 “당신의 물건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가방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버킨백의 탄생이었다. 버킨은 최근까지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가수이자 예술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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