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서머랠리 올까 안 올까 [MONEY톡]
올해 초만 해도 ‘삼천피(코스피 3,000)’를 주장하는 이들은 비웃음을 당했을지 모른다.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아직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삼천피’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2,100선까지 무너졌던 주가가 슬금슬금 2,600선까지 올라서다. 아직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주요국 금리 상승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인식이 퍼진 영향이 컸다. 실적 회복 신호가 나타나면 코스피 3,000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실적 반등을 점치며 12조 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에 12개 증권사의 하반기 평균 코스피 밴드는 2,340~2,770선으로 올라섰다. 6개월 전 발표한 전망치(2,103~2,679)보다 최대 237포인트 뛰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DB금융투자는 코스피 3,000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심리도 살아났다.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투자자예탁금(예탁금)이 늘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물론 상승세만을 부르짖기에는 암초도 적지 않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코스피 상승세를 점치는 한편, 단기 조정론을 언급한다. 글로벌 증시 대비 단기간 빠르게 크게 올랐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원칙론을 근거해서다. 지난 6월 말 기준 기준 코스피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수준이다. 연초(10.7배) 대비 꽤 높다. PER은 주식 가격을 수익 비율로 나눈 값으로, 통상 코스피 PER은 12배가 넘으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
이처럼 코스피 PER이 치솟은 근본적인 이유는 시가총액 감소보다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주가는 실적의 함수’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실적이 최근의 상승세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경기의 소프트랜딩(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역시 안심하기 이르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가 제한적이고, 미국 기술 제제 여파로 대중국 수출 회복 기대감도 작다.
‘서머랠리(여름철 강세장)’도 숨 고르기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동결’을 내세우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어서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으로 현금잔고 확충을 본격화하면 증시 투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의 PER이 13배를 넘으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대형주 쏠림을 우려하지만, 그래도 ‘믿을맨’은 대형주가 될 듯 보인다. 주요 증권사들은 여름철 증시 전망과는 무관하게 주도주나 유망주로 일제히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를 지목했다.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내년 이익 추정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여름 전통적인 경기 사이클에 덜 예민하며 구조적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는 산업이 유망하다”며 반도체, 전기차(EV)·2차전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엔터테인먼트 등을 긍정적으로 봤다. KB증권 역시 “올여름 최고 유망주는 반도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반도체와 하드웨어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출 증가세가 뚜렷한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반도체와 함께 조선, 철강, 헬스케어 주를 꼽았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일러스트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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