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윤상의 세상만사] 비로소 찾은 온전한 가정

2023. 7. 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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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간혹 데이트 폭력을 당했으면서도 막연하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괜찮아지겠거니 기대해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남편의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이혼을 미룰 수 없게 된 그녀는 남편에게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였으니 제발 이혼해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하였다.

그래서 아이의 법정대리인인 그녀가 전 남편을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현 남편을 상대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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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간혹 데이트 폭력을 당했으면서도 막연하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괜찮아지겠거니 기대해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남편의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10년이 넘는 기간을 그렇게 살았다. 그동안 그녀의 자존감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결국 극심한 우울증까지 앓았다.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이혼을 꺼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폭력뿐이었다. 맞으면서도 제발 이혼만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남편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녀는 10년 넘게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이혼만은 꺼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절박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우연히 한 남자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 남자는 외도를 들킨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두 자녀를 키우고 있었다. 이미 상처를 입어본 그 남자는 진심으로 그녀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함께 나눠줬다. 그녀와 그 남자는 그렇게 외도까지 하게 됐고, 결국, 그녀는 아이까지 임신하게 됐다.

이제 더 이상 이혼을 미룰 수 없게 된 그녀는 남편에게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였으니 제발 이혼해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의 폭력은 더욱 심해졌으나, 그럼에도 이혼은 절대 못 해준다고 했다. 그래서 불행하게 태어난 아이는 어찌어찌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아이를 낳았으나 키우지 못하고 고아원에 보내야 했던 그녀는 우울증이 극심해져서 몇 번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그녀의 남편도 이혼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이를 낳아 고아원에 보낸 지 5년만에 그토록 바라던 이혼을 했다.

이제 아이를 데려와야 했다. 그녀는 먼저 아이의 아빠와 재혼해 새가정을 이룬 후, 고아원에서 원장의 성을 받아 살아가던 아이를 찾아왔다. 상처로 고통받았던 이들 부부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일상의 평범한 행복을 찾게 되었다. 아이가 아직 법적으로 이들 부부의 아이가 아니고 원장의 성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빼면. 아이는 현재 12살이다.

이들 부부를 만나 상담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제대로 된 성을 찾아주기 위해 나섰다. 먼저 아이와 그녀의 관계를 바로잡아야 했다. 그녀가 아이를 상대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아이가 미성년자이므로 현재의 남편을 아이의 특별대리인으로 선정하는 법원의 결정을 받아서 소송을 진행했다. 최근 법원은 그녀와 아이 간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한다는 판결을 하였다.

이제 아이의 아빠를 찾아줄 차례다. 현재 아이는 법적으로 전 남편의 아이로 추정받는 상태이므로 전 남편과 아이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없음을 확인받아야 한다. 그래서 아이의 법정대리인인 그녀가 전 남편을 상대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현 남편을 상대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기로 했다. 이 소송이 끝나면 그녀는 비로소 법적으로 온전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다. 비로소 찾게 될 그녀의 온전한 가정을 응원한다.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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