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물질' 아스파탐 놓고 갈팡질팡…먹어도 안전할까[Q&A]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안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 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아스파탐은 안전하다”라고 평가하며 지난 42년간 유지한 허용치(체중 1㎏당 40㎎)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수치는 콜라(250㎖, 아스파탐 43㎎ 함유) 55캔을 하루에 다 먹어야 도달하는 수치라는 이유로 아스파탐 안전성의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SNS에서는 “그래서 위험하다는 거냐, 아니라는 거냐”라며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아스파탐을 둘러싼 궁금증에 대한 식약처와 FDA의 설명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다시 정리했다.
Q : 앞으로 아스파탐을 먹어도 되나.
A : 결론은 현재 섭취 수준이라면 안전성에 우려가 없어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WHO 발표가 나온 뒤 ‘FDA 과학자들은 아스파탐이 승인된 조건에서 사용될 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Q : 아스파탐 섭취 기준은.
A : JECFA와 식약처·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아스파탐에 대한 1일 섭취허용량(ADI)을 체중 1㎏당 40㎎으로 설정했다. 체중 60㎏인 성인이라면 1일 허용치는 2400㎎이 된다. 제로 콜라 55캔이나 막걸리 33병(750㎖, 아스파탐 72.7㎎ 함유)을 하루에 다 마셔야 여기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JECFA 기준치 대비 0.12%(0.048㎎/㎏)에 불과했다.
Q : 2B군 식품을 먹어도 되나.
A : IARC는 어떤 물질이 사람이나 실험 동물에게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이를 4개 군(1-2A-2B-3)으로 나눈다.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으면 2B군으로 분류한다. 2B군에는 김치·피클과 같은 절인 채소나 커피 등이 속해있다. IARC는 술·가공육 등을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하고 있어 아스파탐이 2B군으로 분류되더라도 식품으로 섭취가 금지된 것은 아니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Q : 이번 WHO 발표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조현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스파탐을 먹는다고 암이 생긴다는 게 아니라 인공감미료 사용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안전한 인공감미료는 없다”라며 “무분별한 섭취에 대한 WHO의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Q : IARC와 JECFA의 차이점은.
A : IARC는 물질 자체의 암 발생 위험성을 평가하는 기관으로 실제 섭취량을 고려하지 않는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 양에 노출돼야 위험한지를 따지는 위해성 여부는 JECFA가 평가한다. JECFA 평가 결과 등을 참고해 현재 사용기준을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미 FDA는 JECFA가 현 사용 수준에서 아스파탐에 대한 안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Q : 감미료 중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된 사례가 있나.
A : 현재 아스파탐 외에는 없다. 감미료로 쓰이는 사카린나트륨은 쥐에서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1987년 2B군으로 분류됐다가 암 유발에 대한 과학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99년 3군(인체 발암성으로 분류할 수 없는 물질)으로 다시 분류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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