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나흘 빼고 계속 비 쏟아졌다…길고 독해진 장맛비 왜
장마가 끝나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내린 장맛비가 장마철 평균 강수량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 피해가 컸던 충청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18일까지 250㎜가 넘는 장맛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15일까지 중부지방에는 평균 489.1㎜, 남부지방에 473.4㎜의 비가 내렸다. 아직 장마가 한창인데도 이미 평년(1991~2020년 평균) 장마철 전체 강수량(중부 378.3㎜·남부 341.1㎜)을 100㎜ 이상 넘어섰다. 최근 20일 동안 내린 비의 양이 전체 장마 기간(31일)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장마 이후 나흘 빼고 계속 비…극한호우도 잦아
비 피해가 집중된 충청과 경북에는 장마가 시작된 이후 나흘을 제외하고 매일 비가 오면서 일부 지역은 1000㎜에 육박하는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번 장마 기간 충남 청양군 정산면은 913.5㎜·경북 영주시 이산면은 904.5㎜의 비가 내렸다. 이렇게 오랜 기간 비가 지속되면서 지반이 약해졌고, 산사태 등의 재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장마 초기부터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에 의해서 정체전선이 북상해 장맛비를 뿌리는 패턴이 자주 나타났고, 이로 인해 넓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조건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 비가 집중적으로 퍼붓는 ‘극한호우’도 잦았다. 극한 호우는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일 때를 말한다. 충청과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14일부터 정체전선이 사흘 동안 머물며 강한 비를 뿌린 탓에 장마철 전체 강수량을 훌쩍 뛰어넘는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13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충남 청양군 정산면은 570.5㎜, 충남 공주시에는 511㎜에 달하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비의 연료가 되는 수증기가 남쪽에서 끊임없이 공급된 것도 강수량을 늘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은철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장(공주대 교수)은 “장마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세 가지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가 확고하게 형성되고, 거기에 수분이 공급되고 (강수를 촉발하는) 대기의 상승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며 “올해 장마철 강수량이 많아진 건 한반도에 공급되는 수분량이 많아지고 대기의 상승 운동이 강해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18일까지 시간당 80㎜…“모든 비 피해 가능”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과 경북 북부 내륙·남부지방이 100~200㎜이고, 25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는 30~120㎜, 서울 등 나머지 수도권 지역은 10~6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박 예보분석관은 “현재까지 매우 많은 비가 내려서 사고가 발생하는 지역과 앞으로 매우 많은 비가 예상되는 지역이 일치한다”며 “비로 인한 모든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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