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 못생겼어” 듣고 ‘먹토’… 10대 거식증 환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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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고교 2학년생 박모양은 지난달 반 친구들에게 "뚱뚱해서 못생겼다" "무거운 몸으로 살면 기분이 어떻냐" 등의 폭언과 놀림을 듣고 난 이후 먹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게 됐다.
조금만 먹어도 온 몸에 살이 찌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한 달 동안 거의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고, 음식을 먹은 날에는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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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거식증 환자 4년 새 97%↑
“자기 자신 소중하다는 교육 필요”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고교 2학년생 박모양은 지난달 반 친구들에게 “뚱뚱해서 못생겼다” “무거운 몸으로 살면 기분이 어떻냐” 등의 폭언과 놀림을 듣고 난 이후 먹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게 됐다. 조금만 먹어도 온 몸에 살이 찌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한 달 동안 거의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고, 음식을 먹은 날에는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했다. 박양은 급격하게 살이 빠졌고 결국 병원에서 ‘거식증’을 진단받았다.
박양은 “주변 사람들이 너무 야위었다고 하지만 거울을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뚱뚱하고 못생겨 보인다”며 “몇 끼를 굶다가도 음식을 먹으면 죄책감이 들어 먹고 토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10대 이하 거식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식이장애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275명이던 10대 이하 거식증 환자가 지난해 543명으로 4년 만에 97.5% 증가했다.
식이장애는 정신적 문제로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살이 찔까 봐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거식증, 평소에는 식사량을 엄격하게 조절하다가도 충동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폭식증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대들이 자주 접하는 소셜 미디어 속의 마른 몸매가 미의 기준으로 작용해 식이장애를 유발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병철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0대들이 SNS에서 날씬한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을 자주 접하다 보니 그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이장애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거식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3084명으로 2018년 2136명보다 44.4% 늘었다. 전체 거식증 환자 중 여성이 75.7%를 차지했다.
폭식증 환자는 4115명으로 2018년 3108명에 비해 32.4% 증가했다. 여성이 368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40.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40대, 10대 이하 순이었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날씬한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자기 관리가 잘 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남아프리카에서는 오히려 뚱뚱한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으로 인식된다”며 “남들과 계속 비교하고 경쟁하지 않도록 어떤 모습이더라도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는 교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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