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10조 적자’ 내나…하반기 반등 키워드는 무엇

고석현 2023. 7. 1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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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지난 14일 공개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중인 삼성전자 공장 모습. 사진 경계현 사장 SNS


반도체 한파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10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들은 ‘맞춤형 블루오션’ 메모리를 개발하며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적자 추정치는 약 10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적자 추정액을 최소 10조310억원(키움증권)부터 최대 14조7070억원(NH투자증권)으로 예상했다. DS부문은 올 1분기 4조5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분기에도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는데, 이를 더하면 상반기 적자만 8조원에 달한다. DS부문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3조8000억원이었던 것은 고려하면 ‘충격의 성적표’인 셈이다.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연간 적자 추정치를 9조2527억원으로 집계했다. 적자 추정액은 최소 7조7233억원(상상인증권)부터 최대 11조2280억원(IBK투자증권)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적자(-1조7012억원)를 기록한 뒤로, 올 1분기엔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진 셔터스톡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량에 ‘태우고’ 사람 머리에 ‘쓰는’ 반도체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며 각각 활로 찾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저 소비전력을 내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UFS 3.1 메모리 솔루션 128기가바이트(GB)·256GB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전기차·자율주행차의 경우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도 저전력인 동시에 고성능인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엔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UFS 3.1 제품도 출시했는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업체에 공급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애플 비전프로 시연모습. 사진 애플


SK하이닉스는 최근 애플이 출시를 예고한 차세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 맞춤형 D램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는 고글처럼 머리에 착용하는 공간형 컴퓨터다. SK하이닉스가 공급 예정인 D램은 애플이 자체 개발한 비전 프로용 칩 R1과 연동된다. R1 칩은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눈앞에 콘텐트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이 밖에도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 등 차세대 제품에 투자를 지속하며 곧 다가올 ‘반도체의 봄’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는 수요 침체는 여전하지만, 메모리 시황이 바닥을 지났다고 판단한다. 특히 하반기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며 쌓였던 재고가 줄고,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황이 살아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반도체 불황에 대해 “더 나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흐름이라고 본다. (상승 시점이) 6개월~1년 뒤 정도로 보인다”면서도 “연내에 좀 풀려나가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사진을 공개하며 “내년 말 4나노미터(㎚·10억 분의 1m)부터 양산 제품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연내 완공을 목표로 약 500만㎡ 규모의 공장을 조성 중인데, 5세대(5G)·AI 등 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경 사장은 또 “AI 열풍은 여전하다. 칩·패키지·시스템·솔루션의 다양한 단계에서 가치를 높이는 개발이 한창”이라며 “미래를 위해 AI 판에서 우리가 가치 창출과 획득을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지속해 미래 먹거리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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