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소비자 안심 위해 아스파탐 대체 원료 물색 중

문수정 2023. 7. 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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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발암가능물질(2B군)'로 지정되면서 식품업계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2B군으로 분류됐어도 1일 섭취 허용량은 바뀌지 않았으므로 아스파탐을 다른 인공감미료로 바꾸는 게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재가 아스파탐보다 월등히 안전하다는 확신에서 대체 감미료를 찾는 게 아니라 소비자 불안감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제로 슈거 트렌드가 확산되는 와중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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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식품의약품안전처, 1일 섭취 허용량 기준치는 ‘유지’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탄산음료 진열대. 연합뉴스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발암가능물질(2B군)’로 지정되면서 식품업계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됐으나 1일 섭취허용량은 유지되면서 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재를 찾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부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는 아스파탐을 대체할 만한 감미료를 찾고 있다. 나쵸, 감자톡 등 스낵 10여종에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하는 오리온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2B군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대체 원료 마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펩시 제로’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는 아스파탐 대체재 사용 여부를 놓고 글로벌 펩시와 논의하고 있다. 펩시 제로는 글로벌 펩시의 레시피로 만들고 있어서 본사와 협의가 필요하다.

자체브랜드(PB) 상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해 온 유통업계는 아스파탐 대체재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제로 콜라, 스파클링 에이드, 스낵류 6종에 아스파탐 대체 감미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재고는 그대로 판매하지만 추가 생산은 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원료 대체에 2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팝콘 등 PB 상품 10개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지만 추가 출시되는 제품에는 아스파탐을 쓰지 않기로 했다. 홈플러스 또한 10여개 PB 제품에 아스파탐이 포함됐으나 대체 원료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180~200배가량 단맛을 내는 식품첨가물이다. 1980년대부터 쓰였다. 저렴한 가격에 소량을 사용해도 단맛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인공감미료 가운데 가장 설탕의 맛을 잘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걸리업계도 대체 감미료를 검토하고 있으나 추가 비용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미료를 바꾸게 될 경우 맛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식품대기업과 달리 빠르게 대처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B군으로 분류됐어도 1일 섭취 허용량은 바뀌지 않았으므로 아스파탐을 다른 인공감미료로 바꾸는 게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식품에 함유된 아스파탐의 용량은 대개 100㎎ 미만으로 극소량이기 때문이다. 섭취 허용량 기준이 바뀌지 않은 만큼 아스파탐 대체재 적용도 필수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아스파탐 1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1㎏당 40㎎이다. 몸무게가 60㎏ 성인의 경우 하루 2400㎎까지 섭취 가능하다. 이는 아스파탐이 43㎎ 함유된 펩시 제로슈거(250㎖)를 하루에 55캔 이상, 72.7㎎ 함유된 막걸리(750㎖)를 33병 이상을 마셔야만 섭취할 수 있는 양이다.

2019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에서 1인당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하루 섭취 허용량 의 약 0.12% 수준이었다. 아스파탐이 함유된 식품을 극단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경우도 섭취량이 허용 기준의 약 3.31% 수준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빵류, 과자류, 시리얼류, 건강기능식품 등 8개 식품 아스파탐을 사용할 수 있는 최대량(㎏당 0.8~5.5g)을 정하고 있으나 그외 식품에는 사용량을 제한하지 않는다.

대체 감미료가 아스파탐보다 안전하다는 근거가 없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재가 아스파탐보다 월등히 안전하다는 확신에서 대체 감미료를 찾는 게 아니라 소비자 불안감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제로 슈거 트렌드가 확산되는 와중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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