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40%까지…콘텐트 세액공제 확대, 정부·여·야 한마음
오징어게임과 같은 영상 콘텐트 제작 때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에 정부·여당뿐 아니라 야당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영상 제작 기업으로부터 걷는 세금은 줄겠지만, 정부와 여·야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면서 콘텐트 제작 업계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영상 콘텐트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반도체·배터리 산업과 같은 국가전략기술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콘텐트 세액공제비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산업에 대해서는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의 투자 세액공제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대기업을 기준으로 공제비율이 지금보다 5배 늘어날 수 있단 얘기다.
이는 미디어·콘텐트 산업을 한국의 성장을 견인하는 신성장 수출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에서다. 특히 미디어·콘텐트 시장은 산업 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수출을 견인해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K-콘텐트 수출이 1억 달러 늘어나면 관련 소비재 수출도 1억8000만 달러가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해외 주요국가와 비교해 크게 부족했다. 미국 뉴욕주는 내년부터 영화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25%에서 30%로 높이기로 했다. 호주는 콘텐트 제작 세액공제율이 최대 40%에 달하고, 프랑스(30%), 스페인(30%) 등도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오징어게임 등 K-콘텐트가 전 세계 OTT 시장을 주도하면서, 이젠 세 부담으로 인한 산업 경쟁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야당서 공제 더 늘리는 법 발의
실제 국회에선 최근 비슷한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줄줄이 발의됐다. 국회 발의된 관련 법 개정안엔 제안 이유로 글로벌 경쟁력이 포함됐다.
야당도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지난 5일 발의한 개정안에서 대·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0%의 콘텐트 제작비 세액공제안을 제시했다. 2025년 말까지로 규정된 세액공제 특례의 일몰기한은 삭제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은 대기업에 최대 20%의 세액공제율을 적용하는 법안을, 홍성국 의원은 일몰 기한을 2026년까지로 하되, 대·중견·중소기업 모두 일괄 25%를 적용하는 안을 냈다. 정부나 여당의 개정안보다도 공제비율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콘텐트 제작비 세액공제 확대를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이를 토대로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논의해 확정한다.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콘텐트 세액공제 확대를 결정한 이후에도 “국회 통과가 안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야당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려가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지난해만 해도 정부는 법인세 감면 등 감세를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원안보다 세율을 낮추지 못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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