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중 호우 챙긴 尹 "저지대 통제는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윤석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순방국인 폴란드 현지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화상 연결해 집중호우 대처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호우 피해 및 대응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50분 화상 회의에서 먼저 “이번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일부 지역에서 사전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재난 대응의 제1원칙은 위험지역에 대한 진입 통제와, 물길의 역류나 범람을 빨리 인식해서 선제적으로 대피 조치를 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에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기상청, 산림청 등 유관기관은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파해야 한다”며 범정부 차원의 유기적이고 즉각적인 대응태세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재난 피해에 대한 지원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행정안전부가 지자체와 함께 이재민에 대한 보호와 지원사항을 점검해서 국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신속하게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또 “기후변화로 기상 전망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기상청은 지역별로 보다 세부적인 기상 상황을 선제적으로 신속 전파해달라”며 “경찰은 지자체와 협력해 저지대 진입 통제를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달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창섭 행안부 차관 및 김성호 재난안전본부장을 비롯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유희동 기상청장,남성현 산림청장,윤희근 경찰청장, 이일 소방청 차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에도 국내 집중호우 상황을 직접 챙겼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자마자 한 총리에게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내습했을 때 포항, 울산 지역에서 군 장비를 동원했던 사례를 참고해 군·경찰 등 정부의 가용한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라”며 “인명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한 총리는 “앞으로도 상당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방, 경찰, 군 등 관계기관이 총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중대본과 화상 회의를 했던 윤 대통령은 폴란드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도 참모들과 다시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국내 수해 상황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현지 일정을 몇가지 줄였다"며 박물관 방문과 정상 내외의 친교 일정 등을 거론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은 한국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는 입장이었다”며 “호우 상황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계속 모니터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한국시간) 귀국하는 대로 즉시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호우 상황을 챙길 예정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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