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만개하고 금개구리 우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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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새벽 5시, 시흥 관곡지를 찾았다.
조선시대 문인이자 농학자였던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이곳에 심은 뒤 널리 퍼졌다는 이곳은 3만여 평에 이르는 연꽃농장이 형성되어 있다.
지루하게 내리는 비와 뜨거운 햇살이 반복되는 날씨에도 초연하게 피어있는 분홍색 연꽃들은 평온해 보였다.
오는 22일 토요일, 시흥시 하중동 연꽃테마파크에서 '제3회 시흥연성 관곡지 연꽃축제(연꽃에 반한 금개구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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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기자]
▲ 벌과 연꽃 아직 열리지 않는 꽃봉오리와 펼쳐진 봉오리 사이에 벌이 날아오고 있다. |
ⓒ 김은진 |
해뜨기 전 관곡지는 물기를 먹은 짙은 풀냄새가 도심의 보호막처럼 둘러쳐져 '연꽃의 성(蓮城)'이 시작됨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직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준비한 장화를 신고 천천히 입구로 내려갔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게 펼쳐진 연밭에 줄을 지어 포개어진 커다란 연잎들이 보였다. 물에 젖지 않는 초록의 연잎에는 빗방울이 조롱조롱 맺혀있었고 우산만큼 커다란 압도적인 크기에 거침없이 팽창하는 여름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어스름한 하늘의 새벽빛보다 연꽃봉오리의 색이 더 밝아, 구름에 가려진 태양 대신 오늘은 연꽃에서 아침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지루하게 내리는 비와 뜨거운 햇살이 반복되는 날씨에도 초연하게 피어있는 분홍색 연꽃들은 평온해 보였다.
여러 겹의 날렵한 꽃잎이 겹쳐져 있고 꽃잎의 잎맥이 가지런히 드러나 보인다. 섬세한 배열의 꽃잎의 잎맥이 마치 곱게 빗어 내린 여인의 쪽진 머릿결처럼 단정하다. 홍련을 보았으니 이제 백련을 볼 차례이다.
홍련보다 일찍 피어서인지 벌써 지는 꽃들이 많았다. 하얀색의 커다란 꽃잎 사이에
씨앗을 맺기 위해 잎을 떨구는 연자의 모습이 보였다. 노란색 작은 벌집처럼 생겼는데 수술을 달고 있을 때는 왕관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우아하게 흰색의 꽃잎을 떨어뜨리고 많은 씨앗을 품고 있는 연자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젊음 뒤에 오는 것은 하나의 결실이 아닌 무수한 날들의 기록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고요한 연꽃의 정원에 백로가 천천히 움직이며 초록물잔디를 이룬 개구리밥 위에 발자국을 남긴다. 작은 정원에 피어있는 수련은 물 위에 잔잔히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연잎 위의 금개구리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행복을 추구하지만 현실과는 다른 날이 많다. 그렇다고 행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에 젖지 않으려고 커다래진 연잎 사이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을 뿐이다. 마음속 연꽃이 고개를 들고 하루하루가 바로 결실임을 생각하며 연꽃파크를 나왔다.
▲ 홍련 관곡지에 홍련이 피어 꿀벌들이 몰려들고 있다. |
ⓒ 김은진 |
▲ 백련 시흥 관곡지에 백련이 화사하게 피어있다. |
ⓒ 김은진 |
▲ 꽃잎이 떨어진 연이 씨앗을 맺으려고 연잎은 떨어지고 노란 수술은 남아있는 연자의 모습 |
ⓒ 김은진 |
▲ 수련 관곡지에 작은 연못위에 수련이 피어있고 물위에 모습이 비치다. |
ⓒ 김은진 |
▲ 금개구리 관곡지의 금개구리 |
ⓒ 김은진 |
▲ 백로의 산책 개구리밥이 넓게 펼쳐진 연못사이를 오가는 백로 |
ⓒ 김은진 |
▲ 넓게 펼쳐진 연꽃정원 시흥 관곡지 연꽃태마파크 전경(7월16일) |
ⓒ 김은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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