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분열은 혁신대상…이낙연 잘 알 것”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은 16일 당의 고질적인 계파 간 갈등을 언급하면서 “분열은 혁신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행복해질 지 불행해질 지가 달린 총선을 앞두고 자기들끼리 계파 싸움을 부추긴다면 국민은 실망하고 민주당에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혁신위 첫 회의에서도 “당내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혁신 동력을 저해하는 모든 시도와 언행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비명(비이재명)계 수장으로 여겨지는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계파 싸움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절체절명 상황에서 당 원로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본인(이 전 대표)이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 사퇴가 최고의 혁신’이라는 비명계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계파 갈등의 성격을 가진 ‘특정인에 대한 불만’을 혁신의 영역으로 끌고 오면 혁신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각 계파를 지지하는 극렬 지지자들의 대립 양상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먼저 계파 싸움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치가 언어를 통해 혐오스러워지는 만큼 그런 것을 자제할 규범 등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요구에 대해서는 “1호 혁신안이 아니라 긴급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을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에 비유하며 “시급히 치료를 해야 하는데 열이 있으면 열부터 떨어트려야 하지 않나”라며 “특권이라는 말에 붙은 국민의 불신을 빨리 걷어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의 방어권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윤리 의식이 무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에는 규범도 있고, 제도도 있지만 스스로 ‘이것만 지나가면 국민이 모르겠지’ 하는 온정주의 등으로 (그것들이) 작동이 안 된다”며 “스스로가 자기를 방어하는 쪽으로만 능해졌다”고 말했다.
과거 민주당의 혁신이 추진될 때마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대표적인 혁신 대상으로 꼽힌 점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들의 희생이 감사하지만, (지금은 그들이) 개혁 세력을 과잉 대표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상이 빨리 돌아가 신규 입법 수요가 많은데 그걸 따라잡지 못한다”며 “청년 세대에게 (86그룹이) 그 길을 내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6그룹 중 한 명으로 당의 험지인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긴 홍익표 의원에 대해 “희생정신이 담긴 정치문화의 롤모델로, 아주 좋아 보였다”고 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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