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달려가는 길거리 복음 전도자 이선재 교수
조금은 왜소한 체격, 부드러운 말투, 선한 인상, 아름다운 미소. 겉모습은 수줍은 많은 중년의 남자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해운대 바닷가, 지하철역 입구, 사찰 앞, 대학 캠퍼스 등 장소 불문하고 하나님께서 알려주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우렁찬 목소리로 복음을 선포하는 ‘길거리말씀선포사역’에 온 열정을 쏟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울산대 미술학부 이선재 객원교수다. 지난 4일 부산 모처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그는 ‘말씀선포사역’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겪었던 사연들을 털어놓았다.
이 교수는 부산 해운대 사랑진교회 집사다. 매주일 예배 후 해운대 모 백화점 앞에서 찬양과 말씀을 선포한다. 이 사역은 30여 분간 진행된다. 지나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은혜 받는 사람, 무관심한 사람 그리고 소수지만 우산 등으로 찌르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이런 핍박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교수는 금요철야 예배시간에 하나님께 “어디로 갈까요?”라고 묻고 내가 가고 싶은 가까운 곳이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보여주는 외침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알려주시는 장소로 간다고 했다. 그래서 이 교수는 “하나님은 나의 내비게이션”이라며 “해운대구 구남로(해운대 바닷가 앞)는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지며 하나님께서 주신 사역지로 알고 자주 찬양과 말씀선포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날 해운대 지하철역 횡단보도에서 말씀을 선포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좌우에서 ‘아멘 아멘’ 할 때 그 소리가 천국백성의 소리처럼 들려 이 사역을 멈추지 못한다.”고 전했다.
미술을 전공한 이 교수는 작업실이 따로 없다. 작업실을 갖고 싶은 마음에 “그림 그리고 찬양 연습할 수 있는 작은 작업실을 달라”는 기도에 하나님께서는 아주 크고 놀라운 ‘길거리 작업실’을 주셨다. 복음 선포와 그림이 전도에 적합하다는 나의 생각과 일치해 즉시 길거리로 나가 어반스케치를 그리기 시작했고 그것을 전도용품으로 사용한다. 매일매일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이 교수는 ‘어반스케치’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좋아했다. 그림을 그릴 때 어린 꼬마들이 몰려와 “아저씨 짱!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잘 그려요?”라고 묻는다. 이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고 생각해 다음세대를 위한 중보기도를 드리며 진정한 하나님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 교수 부부는 월 1회 해운대 ‘박애원고아원’에서 미술지도를 한다. 아내는 여자아이들, 이 교수는 남자아이들을 가르친다. 부부는 한 목소리로 “크리스천으로서 세상적인 방법으로 심리치료 받는 모습을 보며, 미술지도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가슴으로 기도하니 아이들이 변화되고 회복됐다. 그 모습을 보며 감동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술을 통해 하나님의 방법으로 치유하는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자 바람이다”고 비전을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울산대 강의시절 총장실 앞 잔디광장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니 울산대에 있는 사악한 영들은 물러갈지어다.”고 복음을 선포했다. 교직원들은 창문을 닫고, 지나가는 학생들은 외면했지만 그래도 한 사람이 듣는다면 복음선포사역은 멈추지 않겠다고 그때 다짐한 심경을 전했다.
이 교수는 다음세대를 위해 서울 홍대 앞,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말씀을 선포했는데 듣고 있던 젊은이들이 다가와 “감동 받았다, 감사하다”며 음료를 건넬 때 이 사역을 쉬지 않고 더 많은 곳에서 말씀을 선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동성애 주제로 전 학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도 있다. 각자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수업인데 학생들은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문화로 받아들이고 일부는 동경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동성애의 삐뚤어진 쾌락과 피폐한 삶을 감당할 수 있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인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많이 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복음 선포 사역자’ 이 교수는 처음부터 크리스천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기독교를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제자들도 하나님 믿는다면 싫어했다며 잘못된 그의 신앙관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불교신자 가정에서 자랐다. 모친은 팔공산 등 유명사찰과 철학관을 다녔던 분이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이 교수가 아내 이신애 사랑진교회 집사를 만나고 변화됐다.
아내는 3대 신앙가정에서 자란 기도의 용사다. 아내의 기도하는 모습이 형식적이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게 기도해 그 모습에 매료됐고 연애시절 아내에게 “나를 사랑하느냐? 하나님을 사랑하느냐?”라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에 아내가 “하나님”이라고 말할 때 아내 신앙의 진정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하나님이 누군지 모르지만 그 당시 엄청 서운했다는 마음도 전했다. 부산 양정교회 장로인 장인어른은 믿지 않는 나와의 결혼을 승낙했고 지금의 나를 보며 하나님의 섭리에 놀랍고 늘 감사함으로 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울산 모 백화점 앞에서 섭씨 30도의 땡볕에서 복음 선포사역을 했는데 40대 후반의 건장한 남자가 다가와 “식사대접 할 테니 그만하라”고 말해 백화점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울산 가장 최고급 식당에서 식사대접을 했고, 이 교수에게 자신을 “5대째 신앙가정에서 자랐고 최근에 다시 신앙생활 하기로 했다. 하나님께 미치고 싶었는데 당신을 보니 꼭 그런 사람 같다”며 “하나님께서 진짜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다. 이 땡볕에서 저렇게 열심인 사람을 보고 ‘진짜구나’라고 느꼈다”고 식사대접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하나의 간증을 소개했다. 복음 선포팀이 강원도 원주 충정교회에 초대받아 말씀선포사역을 했는데 그 교회 문제가 풀려 회복됐고 이 교회 한 장로는 복음 선포에 큰 감동을 받아 피켓을 만들어 원주 번화가에서 본 대로 복음선포사역을 했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본 담임목사는 주일 설교말씀 대신 감동의 눈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누구나 가기 쉬운 사역지가 아니라 누구나 꺼리는 사역지로 달려간다. 그는 “어느 날 TV에서 교회로 달걀 던지는 장면을 보고 너무 화가 나 그 지역에서 복음 선포를 했다”며 “이처럼 나에게 하나님은 어디 어디로 가라고 알려주시는 내비게이션이다. 한 번도 그 방향과 거리를 두고 고민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부산 기장군 용궁사 앞에서 ‘부처님오신 날’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향해 “돌덩어리에 불과한 우상에 절하지 마시오”라고 선포하니 “예수 믿는 사람이 왜 여기 와서 이러냐?”고 반문할때 “그래도 내 외침을 듣고 있구나”라고 생각돼 더 많은 에너지가 분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부산 부전동 연등행사 때 하나님께서 요3:16 말씀을 주시면서 ‘그들에게도 사랑을 전해라.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해라’는 내적 음성을 듣고 연등 속으로 들어가 복음과 사랑을 선포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핼로윈데이가 너무 싫어 부산 서면 나이트클럽 입구에서 “지옥으로 가는 곳에 줄서지 마시오.”라고 외쳤는데 줄 선 젊은이들이 달갑지 않는 시선으로 봤고 나이트클럽 일명 ‘삐끼’들이 들고 있는 피켓을 빼앗고 나를 밀쳐내는 수모를 당했지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기에 멈추지 않는다며 결의를 다졌다.
때로는 젊은이가 찾아와 “시대에 맞지 않는 전도로 불신자들이 싫어한다. 창피하다”고 말할 때 고전 1~2장을 읽어보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사명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드러나는 말씀선포 사역자가 되어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이어 “맨발의 전도자 최춘선 할아버지는 불신자 전도가 아닌 그리스도인들을 깨우는 역할을 했다”며 “저도 믿는 자들이 신앙을 회복하는 도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인터뷰 후 부산 서면 영광도서 앞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고 담대하게 선포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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