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전례 없는 대홍수'…정진석, 총리와 통화 "특별재난지역 지정 추진"

정도원 2023. 7. 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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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가 민가 덮친 부여 현장 점검
"태양광에 민둥산 토사 밀려내려와"
의당천·정안천·제민천 등 일제 범람
"지천·지류 정비까지 했더라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산사태가 민가를 덮친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 현장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정 의원은 1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태양광 사업을 한답시고 바리깡으로 머리 깎듯이 민둥산을 만들어놓은 산들에서 산비탈에서 토사가 밀려내려와 비탈 밑에 있는 가옥을 덮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전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제공

집중호우가 지난 14~15일 충청권을 중심으로 계속되면서 대전·충남북 지방에 전례 없는 대홍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충청권 5선 중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 현장에 상주하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잇달아 통화해 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SNS를 통해 이번 집중호우에 의한 충청권의 피해 상황을 "전례 없는 대홍수 사태"라고 규정하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부터 충남 공주·부여·청양 일대에 머무르고 있는 정 의원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지역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5선 중진 정 의원은 수해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다 낙상(落傷)했는데도, 계속해서 지팡이를 짚고 상황 점검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인 정 의원이 현장에서 잇따라 전하는 SNS에는 삶의 터전이 완전히 침수되면서 구명보트로 피난하는 주민들의 상황 등이 담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진석 의원은 "옥룡동 하나로마트 주변이 완전 침수돼 구명보트로 주민들을 피신시켰다"며 "금성동 비둘기아파트는 주변 금강 고수부지 카페와 주차장, 자전거 대여소가 모두 잠겼고, 웅진동 시역골도 토사 유출로 길이 막힌 상황인데다, 주미동 금학동 이편한세상도 토사가 덮쳤다. 제민천이 범람해 다수의 주민이 고립돼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충청권 주민들의 재산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생명이 있는 가축의 경우, 고립되거나 침수됐을 때 대피시키기도 여의치 않아 집단적인 익사나 저체온증으로 인한 폐사가 불가피한 참담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의원은 "청양군 목면 화양 1~2리의 대규모 축사에 소 4000두가 고립됐다. 소들이 물에서 나오려 하지를 않아 저체온증으로 폐사할 가능성이 크다. 송아지들은 이미 익사한 상황"이라며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부여군 규암면 진변리 수박·메론하우스 침수 현장은 지난해에도 집중호우로 침수됐던 지역"이라며 "왜 매해 같은 지역에서 같은 호우 피해가 반복되는 것인지, 왜 배수 펌프는 제때 작동이 되지 않는 것인지, 농어촌공사는 분명한 답을 내놓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전 침수…"구명보트로 주민들 피신"
"축사 소 4000두 고립, 저체온증으로
폐사 가능성…송아지들은 이미 익사"
정진석도 낙상, 지팡이 짚고 현장 분투

충청남도 청양군 목면의 축사가 지난 14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가운데, 소 4000두가 축사 안에 고립됐다. 소들은 이대로라면 저체온증으로 인한 폐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아지들은 이미 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제공

집중호우로 인한 주민 대피와 피해가 이어지자, 정 의원은 한덕수 총리·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잇따라 통화를 갖고 피해 상황을 전달한 뒤 대책 수립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통화해서 극심한 호우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며 "공주는 지금 피해 대책이 아닌 피난 대책이 우선인 상황이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도록 전 공직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공주·부여·청양의 상흔이 깊다. 전례 없는 대홍수에 하늘이 야속하다"면서도 "민관군이 합심해 인명 구조와 피해 최소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으며, 피해 복구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부디 용기를 잃지 말고 하나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정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며, 공주·부여·청양 등 호우 피해가 큰 충청권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피해에 대해 최대 80%까지 국비가 지원되며, 피해 세대에 대해 100만 원의 피해보상금이 '재해구호성금'에서 정액 지원된다. 국세·지방세 유예, 상·하수도 요금 감면, 건강보험료 경감, 통신료·전기료 감면 등도 지원된다.

총리·대통령 비서실장과 잇달아 통화
"특별재난지역 선포, 간곡하게 부탁"
전례 없는 대홍수…"하늘이 야속하다
하나된 힘으로 위기 극복하자" 호소

충청권 일대가 지난 14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전례 없는 대홍수"라며 "아비규환"이라고 전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제공

정진석 의원은 통화에서 충청권 수해 현장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며 "이재민들이 인근 학교에 수용되셨는데, 불편과 고통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각지에서 산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문재인정권 때 무분별하게 추진된 태양광 사업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가 가옥을 덮친 부여 내산면 지티리 현장을 실제 방문한 정 의원은 "서울 간 남편이 부인에게 '밤새 혹시 모르니 방을 옮기라'고 전화해서 가까스로 화를 면했단다"며 "태양광 사업을 한다고 바리깡으로 머리 깎듯이 민둥산을 만들어버려서, 산비탈에서 토사가 밀려내려와 비탈 밑에 있는 가옥을 덮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개탄했다.

이어 "빼곡한 삼림은 홍수 예방 기능을 하는 것인데, 그런 기능이 안되는 산들이 너무 많다"며 "태양광 사업을 한답시고 바리깡으로 머리 깎듯이 민둥산을 만들어놓은 산들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충청권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함과 동시에, 수해 재발 방지를 위해 '4대강' 본류 뿐만 아니라 과거 야당의 반대로 이어가지 못했던 지천·지류 정비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번에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모두 금강의 지류·지천인 의당천·정안천·제민천 등이 범람한 곳이며, 오송지하차도 참사도 미호천이 범람하면서 발생했다.

정진석 의원은 "그나마 '4대강 사업'을 했기 때문에 대참사를 면할 수 있지 않았는가 싶다. 공주보·백제보·세종보가 없었더라면 금강 본류 자체가 완전히 범람해 대참사를 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 때 지천·지류 정비 사업까지 계속했더라면……"이라고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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