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운전' 고리2호기 가보니…핵연료저장조 방사능 '0'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앵커>
지난 4월 설계 수명이 다한 고리 원전 2호기가 계속 운전을 추진 중인데요.
수명이 다한 원전을 더 운전하도록 하는 것인 만큼, 얼마나 안전할 지 궁금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계속 원전을 준비 중인 고리 2호기 현장을 이지효 기자가 직접 돌아봤습니다.
<기자>
전면을 가득 채운 버튼 앞으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자세히 보니 버튼 곳곳에는 '작동 금지'라는 메모가 붙었습니다.
[기자 스탠딩: 보시는 것처럼 계기판에는 원자력 출력 0%, 발전기 출력 0MW라고 표시돼 있는데요. 40년의 운전을 마치고 지난 4월 이 발전소는 정지했습니다.]
설계 수명이 다한 고리 원전 2호기 주제어실입니다.
고리 2호기는 지난 4월 운전을 멈췄지만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계속 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모상영 / 고리1발전소 발전소장: 각 스위치마다 빨간색 태그가 붙어 있죠. 태그가 붙어 있다는 것은 그 스위치와 관련된 설비에 대해서 현재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속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설비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보다 좋은 설비로 교체하는 등의 개선 작업을 합니다.]
국내 원전은 원자로의 형태, 즉 노형에 따라 30년, 40년, 60년의 운전 허가를 부여 받습니다.
이후에 계속 운전을 원하는 경우, 정부의 안전성 평가를 거쳐 10년을 더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고리 2호기를 비롯해 앞으로 7년 안에 10기에 달하는 원전의 허가가 만료되는데,
계속 운전을 하게 되면 약 107조 6,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원전은 다른 친환경 에너지에 비해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계속 운전을 하게 되면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사용후 핵연료입니다.
고리 2호기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금은 전기를 만들지 않지만,
원자력 발전을 마치고 남은 폐기물, 사용후 핵연료는 저장조에 남아 있습니다.
자칫 방사능 물질이 몸에 묻을 수 있는 만큼,
이곳에서 작업을 하려면 방호 가운에 모자, 장갑과 양말로 신체 노출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자 스탠딩: 제가 이 삐삐처럼 생긴 방사선 측정기를 착용하고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방사선을 맞으면 경고음이 들리는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푸른색 물이 가득 담긴 수조입니다.
이 물이 핵분열로 뜨거워진 사용후 핵연료를 식히고, 방사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황상하 / 고리1발전소 발전운영부 차장: 8m 정도인데, 방사선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역량이 되고요. 이 안에 클린업 시스템이라고 해서 정화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물도 깨끗하게 해주고 방사선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이 저장조에는 사용후 핵연료가 90% 이상 차있습니다.
고리 2호기가 계속 운전을 하게 되면 사용후 핵연료가 더 생기기 때문에,
한수원은 사용후 핵연료를 땅에 보관하는 건식저장시설을 이 부지에 건설할 계획입니다.
2025년 6월 재가동이 목표지만, 일부 시민 단체와 지역 주민 사이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나와 내 가족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합니다.
[황두호 / 고리1발전소 기술실 실장: (계속 운전을) 제3의 심사 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요. 특히나 원전은 설계부터 보수적인 수치를 갖고 있고, 저희가 기술적인 검사를 매년 하면서 10년 단위로 끊어서 장주기 검사를 해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국정 과제로 내세우면서,
앞으로 신규 원전은 물론 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 운전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CG: 송경진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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