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균 번식하기 좋은 여름철, 식중독 예방하려면?

이춘희 2023. 7. 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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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덥고 습해지는 여름철은 특히 음식 위생에 준비해야 한다. 날씨 탓에 음식물이 상하기 쉽고, 세균 번식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장마철에는 살균 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량이 줄어들어 세균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장마로 인해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수돗물 공급 중단 등으로 위생 상태가 불량해질 수도 있다.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소화기가 감염되고 배탈과 설사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발현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발열·구역질·구토·설사·복통·발진 등이 있다. 원인에 따라 세균에 의한 세균성 식중독, 식품 속 미생물이 생산하는 독소에 의한 식중독, 동·식물성 독소에 의한 자연독 식중독, 화학 물질에 의한 화학성 식중독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세균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은 포도알균(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다. 무더운 여름과 장마철에는 이러한 세균성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증상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건 포도알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포도알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1~6시간 이내에 구토·설사를 하게 된다. 이때는 항생제나 지사제 복용보다는 충분한 수분공급과 같은 대증요법을 쓰는 게 좋다.

살모넬라균으로 인해 발병하는 장티푸스는 1~2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섭씨 40도 안팎의 고열과 두통, 설사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오들오들 떨리고 머리와 팔다리 관절이 쑤시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심하면 장 출혈, 뇌막염 등 합병증도 일어난다. 국내 발생 원인 중 70~80%는 오염된 물로 인한 전염이다. 병이 심해지면 2~3주 뒤부터는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탈진상태에 들어간다. 몸에 열꽃이 생기고 피가 섞인 변도 나온다. 장티푸스 환자라고 모두 설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변비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장티푸스를 예방하려면 물은 끓여서, 음식물은 익혀서 먹는 습관을 들인다.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도 좋다. 과거 장티푸스를 앓았던 사람은 특히 손을 깨끗이 씻고 주방 행주나 도마를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살모넬라균은 닭과 오리와 같은 가금류가 가장 흔한 감염원으로 계란이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취약해 62~65도에서 30분 가열하면 사멸된다. 달걀을 익히면 감염을 피할 수 있지만, 음식 조리 과정에서 다른 식품에 의한 2차 오염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질은 용변 등으로 오염된 물, 변질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고 전염성이 강하다. 이질균은 물속에서 2~6주, 흙에서는 수개월 동안 살 수 있다. 위산에도 잘 죽지 않아 손에 조금만 묻어 있거나 200개 정도의 균에만 감염돼도 이질을 일으킬 수 있다. 구역질, 구토와 같은 초기 증세에 이어 3~6주 이내에 하루 여러 차례 설사가 일어난다. 어린이나 노약자는 탈수 현상을 보여 혼수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설사가 지속되거나 탈수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치료를 해도 환자 절반 이상이 사망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은 해수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에 급격히 증식한다. 10만개 정도의 균이 침입하면 발병한다. 간염 유행 지역인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생선회나 생굴 등 날 해산물을 먹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환자의 90% 이상이 40~50대 남자로 이러한 지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해산물을 익혀서 먹어야 한다.

콜레라는 장마 끝에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전염병이다. 콜레라는 분변, 구토물,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된다.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밥을 먹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콜레라균에 감염되면 보통 2~4일간의 잠복기가 지난 뒤 심한 설사와 함께 탈수 현상으로 갈증을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압이 떨어지면서 피부가 푸른색으로 변하고 정신상태가 불안해진다. ▲철저한 손 위생 ▲음식물 끓여 먹기 ▲조리기구 청결히 소독하기 ▲음식물 오래 보관하지 않기와 같은 4대 위생 수칙만 잘 지켜도 콜레라 발병을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중독 예방의 지름길은 음식의 선택·조리·보관 과정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균은 주로 섭씨 0~60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에서 하는 게 좋다. 예외적으로 포도상구균, 바실루스균, 클로스트리듐균의 독소는 가열해도 증식 가열한 내열성을 지니고 있어 조리된 음식을 가능한 한 즉시 먹는 게 좋다.

철저한 개인위생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외출하거나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손 씻기가 필수다. 또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황색포도알균에 오염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해선 안 된다.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는 여름에는 지하수나 약수, 우물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수돗물과 달리 염소 소독을 안 한 상태이므로 각종 식중독균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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