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종합예술...CEO가 지휘자다 [경영칼럼]
체계적인 에너지경영시스템 구축 나서야
ESG 보고서 작성에는 무려 300개 넘는 기준이 활용돼왔다. 기업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절실한 이유였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6월 26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지속가능성 공시의 첫 기준서를 발표했다. 이 기준은 내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기업은 2025년부터 새 기준에 따라 공시하는데, 많은 기업이 부담을 느꼈던 스코프(Scope)3 배출량은 1년 유예됐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 현황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에너지가 86.8%를 차지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을 관리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에너지 사용량을 핵심적으로 다뤄야 한다. 기업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향후 25년에 걸쳐 에너지 사용량을 약 50%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연간 2.73%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감축하고 25년 동안 ‘리바운드’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은 당연히 기업 활동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기업 활동에 핵심적인 인자를 반영해 분석하지 않으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하기도 관리하기도 어렵다. 일단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과 관련된 운영 인자를 정확히 측정하는 게 첫걸음이다. 이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해야 한다. 이처럼 매우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에너지경영시스템’ 도입이 중요하다.
에너지경영시스템의 역사를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2년 요하네스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에서 에너지 효율을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지속가능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채택했다. 이후 세계 각국은 에너지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ISO(국제표준화기구)가 국제 표준으로 2011년 6월 발표했고, 2018년 개정한 ISO 50001 에너지경영시스템은 기업의 에너지 관리를 위한 세계적인 기준으로 인식된다.
에너지경영시스템은 조직 상황, 리더십, 계획, 지원, 운영, 성과 평가·개선의 7가지 항목에 대한 요구 사항을 정의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이해관계자의 필요와 기대, 에너지경영시스템의 적용 범위 결정 등 조직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에너지 리더십을 형성하고 에너지 성과 지표나 데이터 수집 계획 등을 세운다. 기업은 적절한 지원과 운영을 통해 계획을 실천하며 철저한 성과 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 방안을 찾는다. 무엇보다 경영진, 특히 CEO의 강력하고 직접적인 리더십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ESG 프로세스 단위별 기술 지원, 소통·실행이 가능한 위원회 등이 함께 호흡해야 탄소중립이라는 쉽지 않은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과 2040년의 주요 마일스톤을 잘 지켜야 한다. 아울러 5년 내외 중장기 계획과 더불어 단기 계획도 필요하다. 특히 ESG와 관련해 공시를 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CEO가 앞장서 데이터·팩트 기반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경영진의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참여만이 기업을 탄소중립 기업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길이다.
[고정림 아키테코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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