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60)] ‘가내조공업’ 이지애 PD, ‘순한맛’으로 구축하는 색깔
어그로는 배제하고, 효과음이나 자막도 줄이고자 했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유튜브 채널 ‘캐릿’ 통해 공개 중인 ‘가내조공업’은 게스트가 팬들에게 줄 선물을 직접 기획, 제작하는 웹예능으로, 늘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을 위한 역조공 프로젝트다. 황광희가 MC를 맡아 콘텐츠를 이끌고 있다.
브랜디드 콘텐츠와 웹드라마를 비롯해 여러 웹콘텐츠를 기획 중인 이지애 PD가 코미디언 김용명이 진행하는 ‘크크루삥뽕’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한 웹예능이다. 여러 시도들을 하던 중, ‘가장 잘 알고 잘하는 것’을 콘텐츠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팬을 위한 토크쇼’를 기획했다.
“나도 그렇고, 함께하는 팀원들이 ‘덕질’에 일가견이 있었다. 가장 잘 알고, 또 편안하게 기획을 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구성안을 짤 때 팬들에 대해 먼저 공부한다. 의례적인 질문을 빼려고 한다. 신곡이나 신작이 있어 나오게 됐더라도 최대한 다른 내용들을 찾아보려 한다. 어디서도 못 들은 이야기가 뭘까 고민하는 것이다. ‘뭘 먹고 왔나’, ‘배달 음식은 어떤 것을 시키나’ 등 사소한 것이라도 어디서도 듣지 못한 것을 전하고자 했다.”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는 콘셉트는 새롭지만, 토크 통해 이를 풀어가는 것은 이미 많이 접한 전개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유튜브에서는 술을 마시며 토크하는 콘텐츠 비롯해 여러 토크 콘텐츠들이 이미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PD 또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내조공업’만의 속도 통해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고 싶었다.
“웹예능을 하면서 느끼는 게 눈길을 빨리 끌기 위해 다소 빠르고 자극적인 전개들이 많은 것 같다. 일명 ‘어그로’를 많이 볼 수 있다. 밥 먹으며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한 장면 정도는 놓쳐도 이해가 되는 콘텐츠들. 첫 번째 목표가 그랬다. 다큐나 조용한 교양 예능을 표방하려 했다. 어그로는 배제하고, 효과음이나 자막도 줄이려고 했다. 컷 편집도 최대한 간단한 걸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이 텐션’ 황광희를 MC로 선택한 건, 서툴더라도 콘텐츠에 애정을 가지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수의 예능에서 활약한 황광희지만, 단독 MC로 콘텐츠를 끌고 나가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이에 능숙하게 게스트들을 이끌다가도, 때로는 솔직한 발언으로 웃음을 유발하며 ‘가내조공업’만의 분위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보다는 나도 성장하고, 호스트도 성장하며 함께 만드는 콘텐츠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콘텐츠에 애정도 더 생길 것 같더라. 광희 씨가 ‘네고왕’ 이후 러브콜이 엄청 있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콘텐츠를 선택해 주신 건, 언젠간 단독 MC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주간아이돌’을 진행하긴 했지만, 더블 MC였다. 언젠간 단독 진행을 해보고 싶으셨다고 하시더라. 재미도 당연히 보장이 됐다. 거기에 아이돌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여러 기준들이 있었는데 다 부합했다.”
이 PD 또한 ‘가내조공업’이 지금처럼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현재 ‘가내조공업’의 콘텐츠들은 1회였던 임시완 편이 100만 조회수를 돌파한데 이어, 꾸준히 수십 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 PD의 ‘어그로 없는 전개’가 통한 것 같아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기획하려고 생각을 해둔 게 몇 개 있다. ‘가내조공업’을 계속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것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함께하는 후배에게 메인의 자리를 줘도 괜찮을 때가 오지 않을까. 웹예능을 계속해나갈 것 같은데, 이제는 앞으로 ‘가내조공업’ 다음, 우리의 스타일을 조금씩 쌓아가는 게 목표가 됐다.”
사진으로 출발해 브랜드디 콘텐츠, 웹드라마 등을 거쳐 최근 집중하고 있는 웹예능까지. 다양한 영상물들을 제작 중인 이 PD지만, 그럼에도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이 PD가 이렇듯 여러 도전을 할 만큼 영상 콘텐츠가 다양하고 많아진 현재, ‘새로운’ 것을 선보이기 위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까지도 든다. 생각할 수 있는 건 다 나온 것 같은데, 그래도 또 새로운 게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새롭다고 생각고 내놨는데, 이 역시도 ‘어디서 나온 게 아닐까, 아니면 내가 어디선가 본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전에 여러 분야에 도전한 것들이 콘텐츠에도 장점으로 녹아들기도 한다. 처음 영상을 만들며 배웠던 스토리텔링 능력부터 브랜드디 콘텐츠를 하며 생긴 PPL에 대한 감각도 있다. 현재 다양한 PD들이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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