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구멍갈파래 제거...중앙그룹-제주도 연안 정화활동 맞손
1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해수욕장. 250m 길이 백사장 위엔 미끌거리는 비닐 같은 초록빛 해조류가 가득했다. 부영양화로 인해 매년 제주 동부해안을 뒤덮는 녹조식물(해조류) ‘구멍갈파래’다. 구멍갈파래는 썩을 땐 심한 악취를 풍겨 날파리 등 벌레를 꼬이게 한다. 또 햇볕에 하얗게 말라붙으면서 바닷가 경관을 훼손시킨다. 제주 바다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검은색 현무암 갯바위가 많다. 이런 구멍갈파래는 괭생이모자반과 함께 제주 바다의 ‘골칫거리’로 불린다.
제주 동부해안 점령한 구멍갈파래
중앙그룹과 제주도는 이날 신양섭지해수욕장에서 골칫거리를 제거하는 연안 정화활동을 벌였다. 정화활동엔 주황색 단체복 조끼를 입은 중앙그룹 임직원 40여 명을 비롯해 신양리 주민, 제주도 공무원 등 모두 90여 명이 함께 했다. 양손으로 한가득 구멍갈파래를 들어 옮기던 안유림 중앙홀딩스 부장은 “이런 해조류가 냄새 나는 쓰레기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심지어 먹을 수도 없다니, 얼른 치워야겠다”고 말했다.
현장엔 중장비 4대가 동원될 정도로 구멍갈파래 양이 상당했다. 정화활동 참여자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구멍갈파래를 갈퀴로 끌어모으고, 모래는 물론 돌 사이에 낀 것도 긁어내 한곳으로 모았다. 모아둔 건 다시 중장비를 이용해 실어 날랐다. 이렇게 치운 구멍갈파래는 15t 트럭 16대 분량인 240t에 달했다.
3년 전 해양 정화활동 위해 손 맞잡아
이번 연안 정화활동은 중앙그룹의 환경 보호 사회공헌 움직임인 ‘그린 메신저 캠페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지난 2021년 6월 중앙그룹과 제주도가 ‘해양 정화활동공동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후 3년째 이어 오고 있는 캠페인이다.
구멍갈파래를 치우던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해양 쓰레기가 관광객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제주만의 문제라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발생 자체를 줄이기 위한 연구와 함께 민간의 자발적인 쓰레기 감소를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구멍갈파래는 육상양식장이나 하수처리장 등에서 내려오는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대량으로 서식한다. 워낙 양이 많다 보니 한 번 치워도 1~2주 만에 다시 몰려와 수거·처리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피해는 주로 제주도 동쪽인 조천읍 신흥리와 구좌읍 월정·하도리,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오조리 해안 등에 집중돼 있다.
휘닉스제주, 6월부터 '바다쓰담' 진행
지난달부터 중앙그룹은 휘닉스제주를 통해 ‘바다쓰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휘닉스제주 투숙객에게 해양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하고, 투숙객이 쓰레기를 주운 후 촬영한 사진 등으로 ‘바다쓰담’ 활동을 인증하면 친환경 텀블러를 선물한다.
인채권 중앙홀딩스 사장은 “제주바다에 매해 2만t 이상의 해양 쓰레기가 발생한다고 들었다”며 “이를 줄일 수 있도록 제주도와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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