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다이어리]금콩 모으는 中청년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매달 몇 개씩 금콩을 모아서 유리병에 넣어두고 있어요. 보기만 해도 행복해요." "1g짜리 금콩을 한 달에 두 개씩 모으면, 1년이면 금팔찌를 만들 수 있어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더우인에 금콩(金豆豆)을 검색하면 짧은 동영상이 수없이 쏟아진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달 몇 개씩 금콩을 모아서 유리병에 넣어두고 있어요. 보기만 해도 행복해요." "1g짜리 금콩을 한 달에 두 개씩 모으면, 1년이면 금팔찌를 만들 수 있어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더우인에 금콩(金豆豆)을 검색하면 짧은 동영상이 수없이 쏟아진다. 영상의 주인공들은 동그랗고 작은 금 조각을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금콩 투자의 이점을 설명한다. 이렇게 금콩을 사 모으는 것은 얼마 전부터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이다.
금콩은 타오바오나 징둥 등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가격은 14일 오후 1g짜리를 기준으로 450~500위안(약 8만~8만8700원) 선이다. 금콩 뿐 아니라 금참외씨, 금쌀 등으로도 불린다. 판매량이 점점 많아지자 은행들도 직접 금콩 판매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공상은행과 건설 은행은 약간 무게를 더해 초미니 금메달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왜 금콩 사 모으기에 심취해 있을까. 가격 자체가 비싸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고, 금값이 오를 경우 괜찮은 재테크 수단이 된다는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주식이나 펀드 등 다른 투자 방식과 다르게 눈앞에 쌓이는 실물이 존재해 ‘재미’와 ‘만족도’가 높다는 점도 언급된다. 금반지나 금두꺼비 등과는 다르게 세공비가 따로 들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장점이다.
중국 증권시보는 최근 금콩 투자자인 베이징의 젊은 회사원 샤오장씨를 인터뷰했는데, 그는 "기쁠 때나 슬플 때, 금콩을 산다"면서 "금을 사 모으며 소비 욕구를 만족시키고, 결과적으로는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아리에 쌓이는 금콩을 보면 성취감이 느껴지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전했다.
금콩 투자 열풍을 지켜보자니, 최근 중국의 내수 부진이 짧게 끝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은 쓰고 싶은데 상황은 여의찮으니, 환금성이 그나마 좋은 작은 금조각을 사 모으며 소비를 흉내만 내는 청년들. 그 이면엔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20.8%’의 청년실업률의 암울함도 숨어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저임금 노동을 꺼리는 젊은 층 사이의 풍토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시 주석은 과거에도 청년들에게 항상 ‘고생을 사서하라’고 강조해왔다. 일자리가 없다면 시골에 내려가 농부가 되라는 최근의 메시지도 같은 맥락이다. 문화대혁명 당시 시골에서 강제노역을 했던 시 주석이 현세대의 불만을 관용적인 시선으로 끌어안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1g짜리 금콩을 팔고 있는 초상은행의 모바일 앱에서 관련 상품을 찾아보면, "희망을 상징하는 디자인"이라면서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찬 미래의 축복을 전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인 듯하다. 청년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어떤 식으로 불안감과 불만을 표출할지 알 수 없다. 지금은 콩알보다 작은 금 조각으로 잠시 눌러뒀을 뿐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