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다카사키] "자존심 상하지만 배우러 왔다" 선수들 역시 깨우치길 바라는 김완수 감독
김명석 2023. 7. 16. 06:31
“일본 선수들의 태도나 간절함, 열정 등을 배우길 바라고 있습니다.”
김완수 KB 스타즈 감독은 이번 일본 서머캠프에 참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5일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열린 W리그 서머캠프 2023 in 다카사키 첫날 야마나시 퀸비지에 패배한 직후다. 김 감독은 “그런 것들을 배우는 게 우리가 이곳에 전지훈련을 온 이유였다. 오늘은 그런 게 안 보여서 선수들에게 실망하고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KB는 야마나시에 56-70으로 졌다. 야마나시가 지난 시즌 일본 여자프로농구 W리그 14개 팀 중 12위에 머무른 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쓰라린 패배였다. 그러나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끈질긴 추격으로 3쿼터 극적인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김완수 감독이 직접 주축 선수들을 잇따라 벤치로 불러들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김 감독은 앞서 강이슬·박지수가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사이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기세를 이어가길 바랐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간절함과 열정 등을 확인하고 싶었던 게 벤치의 바람이었다.
결과적으로 KB는 주축 선수들이 빠진 뒤 다시 격차가 크게 벌어져 패배의 쓴맛을 봤다. 김 감독은 “(박)지수와 (강)이슬이가 없는 상태에서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분위기를 한번 가져오기를 바랐다. 선수들을 믿고 기용했는데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져 제일 아쉬웠다. 분위기가 넘어왔을 때 ‘너희가 한번 해봐’라는 생각이었는데, 선수들이 그걸 못 차고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냥 들어가서 뛰는 게 다가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김완수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그 기회를 잡으려고 한 발 더 뛰고, 다 쏟아부어야 한다. 그런 게 안 보여서 선수들에게 실망하고 아쉬웠던 것”이라며 “나도 솔직히 자존심은 상하지만 배우러 일본에 왔다. 일본팀 코치진은 경기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등을 보러 왔다. 그만큼 지도자들도 간절함이 필요하다. 선수들 역시 마음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인 자신과 코치진도 일본에 배우러 왔듯, 선수들 역시도 단순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 이상의 ‘소득’을 얻기를 바란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이 이날 엄격했던 심판 판정보다, 그 판정에 선수들이 흔들린 걸 더 아쉬워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날 KB 선수들은 파울이나 트래블링 등 판정에 자주 흐름이 끊겼고, 이와 관련해 집중력도 흐트러지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어쨌든 외국에서 열리는 친선경기다. 심판 콜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 아쉽고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연습할 것만 하면 된다. 오히려 한국에 돌아간 뒤 스스로 냉정함을 유지하고, 참고 이겨내는 방법을 배울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연습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계속 억울해하다 보니 다음 플레이도 안 나온다. 그런 부분도 선수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완수 감독은 이번 서머캠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예정된 일본 전지훈련 기간 내내 선수들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를 바라고 있다. 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건 결국 선수 개개인의 기량뿐만 아니라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태도나 간절함 등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이 일본 선수들을 보면서 배우기를 바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사령탑인 자신이 그랬듯, 이 과정에서 자존심은 의미가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완수 감독은 “팀을 위해 희생하고, 또 서로 격려하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잘 됐을 땐 가족 같은 느낌, 반대로 안 됐을 땐 우리가 어떤 부분을 더 해야 할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 결국엔 기본적인 게 중요하다”며 “다음 경기부터는 안 되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야 한다.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우리보다 나은 상대팀의 것을 배우고 터득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앞으로도 게임이 계속 있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들을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KB는 16일 오후 3시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ENEOS와 서머캠프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ENEOS는 지난 시즌 W리그에서 20승 6패로 4위에 오른 강팀이다. 1차전보다 더 만만치 않은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결과가 최우선인 경기는 아니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이 달라진 모습만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값진 결실이 될 수 있다. 이번 캠프의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다카사키(일본)=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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