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사] “주택 매수·매도 ‘샅바싸움’ 치열… 치솟는 분양가, 구축 가격 자극”
“집값 바닥은 작년 12월… 공급 부족으로 향후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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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금리 급등 등 여파로 얼어붙었던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추세적 반등’이라는 목소리와 일시적으로 집값이 튀어 오르는 ‘데드캣 바운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건설산업 분야 연구기관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서 부동산 시장 전문가로 활약해 온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사진)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수급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주택 공급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며 “회복세에 탄력을 더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두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선 “매수인과 매도인이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매도자가 다소 우위에 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 건 올해 초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 효과라고 봤다. 규제가 해소되면서 거래 심리가 회복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세가 신축뿐 아니라 구축 주택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수요 대비 입주 물량이 부족하고 인허가 물량이 감소하는 등 공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향후 5년간 관심 지역 위주로 매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을 나온 뒤 목민경제정책연구소를 설립해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는 두 대표에게 부동산 시장 현 상황에 대한 진단 및 전망을 물었다.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원인을 꼽자면?
“2021년 중순부터 시작된 고금리 기조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의 비관적 전망 속에 투자 수요와 실수요 모두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나 올해 초 정부가 이른바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규제를 완화한 영향으로 거래량이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양상을 설명해달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상승세에 더해 전국 평균이 보합권에 올라선 건 과도하게 억눌려 있던 거래 심리가 다소 안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거래는 실거래 수요가 대부분이다. 투자 수요의 경우 청약시장을 통해 일부 표출되고 있지만 아직 관망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반등의 서막’인가 ‘데드캣 바운스’인가?
“그 동안 부동산 시장의 악재라고 여겨졌던 금리 인상도 차츰 안정되고 있고 투기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지난 정부가 겹겹이 설정해놓았던 규제도 1.3 대책을 통해 상당 부분 완화됐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자료를 근거로 실거래가 중심의 부동산 시장 바닥은 이미 지난해 12월에 지나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장은 가격 회복세, 급매물 소진, 미분양 감소, 수도권 청약 경쟁률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반등’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기술적 반응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는데,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한은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자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년 연준이 금리 인하로 기조를 전환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향후 5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자면?
“시기별로 보면 올해 하반기엔 서울 및 수도권의 가격 상승 흐름이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전세 시장의 불안감도 부분적으로 완화되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주택 공급에 따른 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당초 예상보다 공급 부진이 가시화한 상황이다. 내년엔 수급불균형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만 내수 경기 전망이 어두워 가격 상승세는 지역별 호재가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완만한 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 상황의 변동성이 변수가 될 것 같다.
서울은 수요 대비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허가 및 분양 감소, 재건축 등 정비 사업 진행에 따른 노후 주택 철거 등 영향으로 공급 부족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맞물려 관심 지역 위주로 매매·전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지방의 경우 세종 및 충청권 등은 그 동안의 낙폭을 회복하고 가격도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적체된 물량 소화에 시간이 소요되는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가격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목민경제정책연구소의 설립 이유 및 목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을 존경한다.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경제정책은 목민심서에 흐르는 애민 사상의 가장 현실적인 구현 방안이다. 그러나 그간 부동산 정책이 정치, 이념적 틀에 휘둘리면서 오히려 주거 불안의 원인이 됐다. 목민경제정책연구소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부동산 시장 관련 중장기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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