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레이스 우승’ 한화 채은성, 미스터 올스타까지 품었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채은성(33)이 생애 가장 행복한 ‘별들의 잔치’를 맞이했다.
나눔 올스타 채은성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드림 올스타와의 KBO 올스타전에서 4회말 만루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8-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활약을 앞세워 기자단 투표(총 61표)에서 56표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생애 첫 번째 ‘미스터 올스타’ 등극이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전날 홈런레이스에서 대포 5방을 때려내 우승을 차지한 채은성은 미스터 올스타까지 등극하면서 최고의 주말을 장식했다. 홈런레이스 우승자가 같은 해 미스터 올스타까지 가져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채은성이 속한 한화를 비롯해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가 합을 이룬 나눔 올스타는 역대 전적을 4승3패로 끌어올렸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KT 위즈,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가 호흡을 맞춘 드림 올스타는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2년 연속 패배를 맛봤다.
올해 새로 생긴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롯데 신인 외야수 김민석이 가져갔다. 닮은꼴로 유명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를 패러디해 분장을 하고 나와 춤까지 춘 김민석은 24표 중 12표를 받았다. 이날 경기 내내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이고 9회 타자로 등장해 적시타까지 터뜨린 삼성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아쉽게 4표만 받았다.
역시 이번 올스타전부터 신설된 베스트 수비상은 롯데 안치홍이 수상했고, KT 박영현이 우수투수상을 가져갔다.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친 KIA 소크라테스는 우수타자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롯데를 대표하는 레전드 고(故) 최동원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2007년 이후 모처럼 ‘구도 부산’으로 돌아온 이번 올스타전은 2만2990석이 모두 매진됐다. 사직구장에는 일찌감치 저마다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변 상권도 이번 주말 내내 활기를 띠었다.
이날 경기는 뜻깊은 이벤트와 함께 시작됐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만원관중은 함께 애국가를 제창했다.
또, 플레이볼을 앞두고는 역대 롯데 출신 미스터 올스타인 김용희와 허규옥, 김민호, 김응국, 전준우가 함께 시구자로 나섰다. 현역선수인 전준우를 제외한 4명의 레전드들은 모처럼 안방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팬들을 만났다.
나눔 올스타는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1회말 1사 후 이정후가 상대 선발투수 박세웅으로부터 우전안타를 빼앗아 포문을 열었다. 이어 채은성의 우중간 2루타 때 홈까지 내달렸다. 또, 최형우의 몸 맞는 볼로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소크라테스가 오른쪽 폴을 직격하는 3점홈런을 터뜨려 4-0까지 달아났다.
추가점은 4회 나왔다. 박건우가 구승민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때려낸 뒤 박동원이 좌전안타를 추가해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김주원과 김혜성이 각각 좌익수 뜬공과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이정후가 볼넷을 골라내 2사 만루 찬스를 연결했고, 채은성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려 8-0으로 도망갔다.
드림 올스타도 반격했다. 곧바로 이어진 5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안치홍이 김재웅으로부터 좌중간 2루타를 빼앗았다. 이어 노진혁의 중전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한동희가 3루수 땅볼을 기록해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드림 올스타는 더는 쉽게 반격하지 못했다. 남은 이닝 에릭 페디와 안우진, 문동주로 연결된 나눔 올스타의 철벽 불펜 앞에서 3이닝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그나마 9회 마지막 공격 때 2점을 내며 드림 올스타를 응원하던 팬들을 위로했다. 한동희가 1사 2, 3루에서 한동희가 1타점 2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이어 김민석이 자동 고의4구로 나가 앞서 우익수로 출전한 뷰캐넌에게 타격 기회가 왔다. 뷰캐넌은 고우석을 상대로 깨끗한 좌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만원관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정수빈이 1타점 중전 2루타를 추가해 4-8까지 따라갔지만, 후속타자 유강남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나눔 올스타의 승리로 끝났다.
부산=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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