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물원서 호랑이 두 마리 혈투…결국 한마리 물려죽어

성체 수컷 두 마리 격투…사육사도 못 말려
한 마리 죽고 다른 한 마리는 격리 조처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호랑이 두 마리가 싸움을 벌이고, 그중 한 마리가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지린성 창춘시의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동북 호랑이·東北虎) 동물원에서 성체 수컷 호랑이 두 마리가 격렬하게 혈투를 벌였다.

당시 두 호랑이의 싸움을 목격한 동물원 직원이 폭죽을 터뜨리며 떼어놓으려 했지만 실패했으며, 결국 한 마리가 상대에게 물려 죽었다. 직원들은 싸움이 끝난 뒤 쓰러진 호랑이를 이송해 치료했으나 살리지 못했다.

이들 호랑이가 싸운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동물원 측은 다른 호랑이를 숨지게 한 호랑이를 격리 조처했다.

창춘시 징웨탄 국가삼림공원 내에 있는 이 동물원은 중국 국가임업국과 지린성 임업청이 부상을 입은 야생동물의 구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번식 등을 목적으로 2009년 4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호랑이뿐 아니라 사자와 판다 등 60종의 희귀 동물 2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동물원에서 다른 호랑이와 싸우다 쓰러져 죽은 호랑이 [이미지 출처=극목신문 캡처]

한편 흑룡강일보는 “야생에서 구조한 뒤 방목한 백두산 호랑이 ‘완다산 1호’가 최근 헤이룽장성 백두산 호랑이·표범 공원 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완다산 1호는 2021년 4월 헤이룽장성 밀산의 야산에서 구조됐으며, 치료를 받고 한 달 뒤 야생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발견된 완다산 1호는 구조 당시보다 몸집이 훨씬 커졌으며, 털에도 윤기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산 1호에 부착한 위치 추적기를 관찰한 결과, 이 호랑이는 하루 평균 8.9㎞를 이동했다. 또한 이동하는 범위는 동서로 180㎞, 남북으로 100㎞에 달했다.

중국 당국은 동북 지역의 백두산 호랑이 보존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새끼 호랑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야생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러시아와 북한 접경인 중국 동북 지역에는 각각 60여마리의 백두산 호랑이와 표범이 서식하고 있으며, 개체 수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호랑이의 개체 수는 꾸준히 늘어났지만, 이 때문에 호랑이가 국가 공원 제한지역을 벗어나면서 문제가 됐다. 2021년에는 민가로 내려와 주민을 공격한 백두산 호랑이가 생포되기도 했다.

호랑이와의 공존을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던 중국 당국은 2021년 10월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일대 1만4100㎢를 야생 백두산 호랑이·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 보호에 나섰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23배에 달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