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만 둥둥…500mm 극한 폭우, 문화유산 도시도 삼켜버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인 백제고도 충남 공주와 부여가 사흘간 퍼부은 극한 호우에 물바다가 됐다.
15일 공주시와 부여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9분쯤 공주 제민천이 범람했다.
이에 앞서 공주시는 오전 10시 29분 '많은 비로 제민천 범람이 우려된다'며 '침수 위험이 있는 주민은 공주중·공주여중·공주교대 부설초로 대피하라'는 안전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공주시는 금강 수위가 위험한 수준까지 상승하자 오후 1시 20분 금강교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공주대교도 통제돼 차량은 백제큰다리 도로로 우회하고 있다.
금강교에는 이날 오전 6시 10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오후 2시 30분 현재 금강교 지점 수위는 경보 발령기준인 11m를 훨씬 넘는 12.07m에 이르렀다.
곰탑공원 금강교 및 백제대교∼금성교, 국도 40호선∼검상산단, 국도 32호선 유구터널 양방향, 이인면 만수리∼오룡리, 옥룡네거리, 국도 23호∼소학, 신관 코아루∼의당 등 공주 도로 곳곳이 침수나 토사유출 등으로 통제됐다.
물은 사적 제12호인 공산성(사적 12호)도 덮쳤다. 공산성 만하루가 지붕까지 잠겼고, 금서루 앞 토사는 유실됐다.
불어난 급류에 공주시의 마스코트인 '고마곰'이 떠내려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네티즌들은 이날 트위터에서 "고마곰 떠내려감. 돌아와 ㅠㅠ"라는 문구와 함께 관련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부여군도 백제교·수북정 인근 둑이 붕괴 조짐을 보인다며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군은 "백마강에 유입된 빗물로 규암면 백제교·수북정 인근 둑의 지반이 약해지면서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며 "주민들은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군은 이날 오후 12시 백제교 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백제교 지점에는 오전 3시 50분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현재 수위는 10.56m(경보 기준 9m)까지 상승했다.
부여 임천면 두곡리, 부여읍 저석리, 장암면 합곡리와 정암리, 홍산면 좌홍리와 북촌리, 구룡면 태양리 등의 도로도 통제됐다.
지난 13일 0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공주에 485.5㎜, 부여에 423.9㎜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16일까지 충청권에 1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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