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서만 25명 사망·실종… 폭우 속 ‘토사 매몰’ 참사

김철오,김재산,홍성헌,서승진 2023. 7. 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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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서 오후 3시 사망 14명·실종 11명
괴산댐 월류 멈춰… 초당 2700t 방류
열차 탈선…무궁화·새마을호 운행 중지
충북 청주 석판의 한 도로에서 15일 쏟아진 토사에 차량이 파묻혀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에서 폭우로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으며 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지역 산사태에 따른 토사 매몰 피해 상황은 아직 집계에 포함되지 않아 인명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북에서만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14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서 인명피해 속출… 더 늘어날 듯

중대본에서 잠정 집계된 피해 현황을 보면 충남 논산에서 지난 14일 산사태에 따른 건물 붕괴로 2명, 이날 세종에서 토사 매몰로 1명, 경북 영주(2명)·충남 청양(1명)에서 주택 매몰로 총 3명, 충북 청주에서 도로 사면 붕괴로 1명이 각각 사망했다.

실종자는 지난 11일 부산 학장천변에서 급류에 휩쓸린 1명, 이날 경북 예천에서 계곡범람으로 2명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지난 13일 전남 보성과 경기 용인에서 도로 토사유출로 각각 1명씩, 14일 충북 옥천과 청주에서 1명씩, 충남 논산에서 2명이 다쳤다. 이날 청주에서 도로 사면 붕괴로 1명이 추가로 부상을 입었다.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북에서 호우로 발생한 산사태 사망·실종자는 오전 11시 기준 중대본 피해 현황에 포함되지 않았다. 매몰자 중 심정지 상태의 구조자도 있다.

일시 대피 인원은 13개 시도 59개 시군구 1002세대에서 1567명이다. 그중 688세대 1114명은 추가 피해 우려로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

사유지 피해는 주택 침수 22동, 주택 전·반파 1동, 옹벽파손 등 기타 39건을 비롯해 모두 71건이다. 공공시설에서도 토사유출(10건), 도로 사면 유실(6건)을 포함해 모두 3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발생한 경북 영주시 풍기읍 산사태 현장. 피해자 3명 가운데 1명은 구조됐지만 2명은 숨졌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경북서 오후 3시 현재 인명피해 27명

경북에서는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북에서 이날 오후 3시까지 집계된 인명피해는 27명이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예천, 봉화, 영주, 문경 등 관내에서 폭우로 인해 14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했으며 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주로 산악지대로 이뤄진 경북 북부지역은 마사토 성분이 많아 비가 오면 물과 섞어 산사태 발생이 빈번하다. 이번 폭우로 예상 밖의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예천군 감천면 등 일부 지역은 폭우로 인해 도로 자체가 유실되고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 특히 하천 인근의 마을은 갑자기 불어난 물이 마을 전체를 휩쓸면서 주민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소방본부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주민 구조에 나서고 있다. 소방본부는 도로가 유실된 마을로 진입하기 위해 각종 중장비와 특수기계, 특수요원들까지 투입했다고 밝혔다. 포항과 울진에서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은 전면 통제됐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괴산댐이 15일 만수위를 넘어 월류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수력원자력의 괴산댐 실시간 영상 캡처. 연합뉴스
괴산댐 월류 멈춰…초당 2700t 방류 유지

충북 괴산 칠성면 괴산댐의 월류는 약 3시간 만에 그쳤다. 한국수력원자력 괴산수력발전소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30분부터 시작된 괴산댐의 월류는 약 3시간 동안 이어지다가 빗줄기가 다소 가늘어진 오전 9시22분 멈췄다.

괴산댐의 최대 방류(초당 2700t)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어 하류 지역 수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괴산댐 만수위는 135m65㎝이다.

괴산수력발전소 관계자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 상황이 유지되면 월류 현상이 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괴산댐의 월류로 하류 지역인 칠성면 외사·송동리와 괴산읍 삼승·이탄리 주민 691가구 1246명과 인근 충주시 봉방동·칠금동·달천동·살미면·중앙탑면·대소원면 주민 2292가구 642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대부분 학교 강당과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한 상태다.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괴산과 충주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각각 349.5㎜, 312㎜에 이른다. 기상청은 오는 16일까지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300㎜ 폭우 쏟은 강원도에도 피해 속출

강원에서는 이날까지 사흘째 최대 3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고립 등 피해가 속출했다. 16일까지 100㎜가 넘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강원도와 도내 시·군도 비상 대응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30여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피해 신고는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22분쯤 원주 신림면 황둔리 모 저수지에서 60대 남성 A씨가 로프를 통해 저수지를 건너다 물에 빠졌다. A씨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겼다. 오전 6시30분쯤 원주 판부면 금대리 인근 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옹벽이 무너졌다.

충북 청주 서원구 현도면 매포터널 부근을 달리던 무궁화호 회송열차가 14일 밤 선로에 유입된 토사로 탈선했다. 연합뉴스(충북소방본부 제공)
토사에 열차 탈선…무궁화·새마을호 운행 중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집중호우 여파로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를 포함한 모든 일반 열차의 운행을 중지했다.

앞서 충북 청주 서원구 현도면 소재 매포터널 부근에서 14일 밤 10시58분쯤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에 유입된 토사로 인해 탈선했다. 토사는 집중호우로 터널 인근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열차 7량 중 기관실을 포함한 6량이 선로를 벗어났다. 기관사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대전역에서 수색역 차량기지로 회송 중이던 열차여서 승객은 없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 중지 열차 승차권은 위약금 없이 자동으로 반환된다. 승차권 환불 등 자세한 사항을 홈페이지를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열차 운행 상황은 코레일톡, 고객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안동=김재산 기자
청주=홍성헌 기자
춘천=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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