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사망·실종 등 20명…전국 13개 시도서 882명 대피
주택 침수 22채·정전피해
도로 92곳 통제 중
사흘째 전국적으로 집중 호우가 계속되면서 충청과 경북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구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경북 봉화 2명(추정)으로 집계됐다. 인명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강원 원주와 경북 영주, 충남 청양·세종 등에서 5명이 토사에 매몰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북 문경과 예천에서는 10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급격히 불어난 물에 주민 6400여명이 긴급 대피에 나섰다.
경북 봉화군에서는 이날 오전 9시께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 비탈면이 무너져 주택이 토사에 묻혀 60대 여성 등 2명이 매몰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53분께 충남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한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물이 인근 주택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매몰됐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1시간여 만인 오전 5시 51분께 A(74)씨를 발견했으나 심정지 상태였다. A씨는 집 바로 앞에 쏟아진 흙더미를 확인하러 현관 밖으로 나갔다 비탈면에서 또다시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7시 충남 청양군 정산면 주택에서 토사에 매몰된 60대 주부를 구조했으나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고 밝혔다.
영주시에선 오전 7시 27분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명이 매몰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오전 5시 28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의 한 도로 인근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면서 인근 도로를 지나가고 있던 승용차에 토사가 쏟아져 차 안에 있던 1명이 심정이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북도는 문경에서 1명이 실종됐고 예천에서 9명이 연락이 닿지 않아 실종된 것으로 추정한다.
충북에서는 괴산댐이 넘치면서 충주시 6개 읍면동 주민 64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충주시는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봉방동, 칠금동, 달천동, 살미면, 중앙탑면, 대소원면 등 범람이 우려되는 달천 주변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대부분 학교 강당과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한 상태다. 달천은 괴산댐의 방류량이 늘어나면서 하천 변 저지대 곳곳이 물에 잠긴 상태다.
달천에 접한 대소원면 문주리 수주팔봉마을의 양방향 도로가 침수되고, 단월동의 단월교도 침수 우려로 통행이 통제됐다.
전북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회룡마을 주민들은 전날부터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섬진강댐이 방류를 시작했는데, 전날 오후 11시 30분께 추가로 초당 1500톤까지 방류량을 늘리면서 마을을 잇는 도로를 완전히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사흘간 342㎜의 비가 쏟아진 완주군에서도 하천 인근 도로에 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주민들이 고립된 상태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기준 집을 떠나 일시 대피한 인원은 13개 시도·55개 시군구 557세대 882명이다.
전날 오후 11시 기준보다 11개 시군구에서 366세대 555명이 더 늘었다. 이 중 493세대 772명은 집으로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47세대 98명, 부산 13세대 20명, 인천 3세대 4명, 광주 4세대 4명, 대전 11세대 25명, 경기 39세대 78명, 충북 25세대 37명, 충남 216세대 317명, 전북 76세대 87명, 전남 7세대 9명, 경북 110세대 196명, 경남 2세대 2명, 강원 4세대 5명이다.
계속되는 폭우에 기찻길도 막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중앙선·중부내륙선을 운행하는 고속열차(KTX-이음)도 운행이 중지됐다. KTX는 경부고속선·강릉선·전라선·호남선 등은 운행하지만, 호우로 인한 서행으로 지연이 예상된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동해선 광역전철은 전 구간 정상 운행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이 중지된 열차 승차권은 위약금 없이 자동으로 반환된다"며 "승차권 환불 등 자세한 상세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경기남부, 충청권, 강원남부내륙·산지, 전북북부, 경북내륙, 경남북서내륙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특히 충청 남부 전북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연이은 장맛비에 전날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서 토사에 매몰된 2명이 숨지는 등 이번 집중호우로 사망 및 실종자 등 인명피해는 2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 전북, 전남권(남해안 제외), 경북 북부 내륙은 100~200mm(많은 곳 300mm 이상), 경기남부, 전남남해안, 경상권(경북북부내륙 제외), 울릉도·독도는 30~80mm, 제주도 5~60㎜, 강원북부내륙·산지, 강원 동해안, 제주도 남부·산지는 10~60mm(많은 곳 80mm 이상)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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