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승만 농지개혁은 역사를 바꾼 결정적 장면”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가장 결정적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지개혁이 우리나라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를 마련한 것처럼 인구문제에 대해 국가 백년대계를 대비할 것입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서 “체계적 출입국 이민정책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출입국 이민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연 초반부 이민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 정책의 효과에 대해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한 장관은 “농지개혁으로 수백 년 유지된 지배 계층이 한순간 소멸하게 됐고, 기존 대주주는 지가증권으로 생산설비를 취득해 미래 먹거리를 찾으면서 대한민국이 제조, 공업, 서비스업 국가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개혁은 만석꾼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에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최종현 SK 선대회장 같은 영웅들이 활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 장관은 “농지개혁 같은 혁신적이면서 공공적인 선의의 정책을 만들고, 성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새 이민정책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출산장려만으로 우리나라의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어려우니 출입국 이민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출입국 이민정책은 여러 부처로 분산돼 있어 정밀하게 분석하고, 책임 있게 답할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며 “컨트롤타워를 만든다는 것은 10년 뒤 나라가 어떤 인구 구성을 갖게 될지, 대책이 뭔지 매일 스트레스 받고, 고민하며 동네북처럼 국민에게 혼나야 할 기관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1000명 규모던 숙련 기능인력(E7-4) 비자를 올해 3만5000여 명으로 35배 늘린 취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한 장관은 “그냥 숫자만 늘리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 와서 열심히 일하고 기여하는 경우 대한민국에 편입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비자는 오랜 기간 정주(定住)가 가능하며 가족을 초청할 수 있는 영주권의 전 단계다. 검증된 근로자에게 영주권 전환의 길을 열어 불법체류 유혹을 막고 동기 부여할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연에 참석한 기업인들을 향해 “우리나라에서 상당 기간 근무하면 옥석이 가려진다. 이 검증을 기업인들이 할 수 있다”고 함께 참여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어 “비자 정책은 우리나라가 잘살고 기업이 잘되기 위해 하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인류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익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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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판정 불복 여부..."적절한 시점서 발표할 것"
한 장관은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제가 할만할 말을, 할 만한 장소에서 했다”며 강연 소감을 밝혔다. 1974년 시작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법무부 장관이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선 출마에 관해서는 “어제 충분히 말했다. 저는 지금 이런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다”고 답했다. 엘리엇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대한 불복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제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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